길게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이 자국의 문화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번 나오는 말이 그거다.
"한국에 살면 한국에 맞춰!"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
그러면서 우리나라 연예인이 외국 가서 활동할 때는 전혀 다른 말이 나온다.
"왜 그 나라 가서 그러고 있는데?"
물론 사람이란 참 이기적이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내 것은 내 것, 네 것도 내 것. 모든 걸 내 중심으로 나를 위주로 내게 맞춰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 하는 말이 있다.
"너 애냐?"
애들이 그렇다. 애들은 다른 사람은 배려할 줄 모르거든. 자기로부터 벗어난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 타인과 나와의 관계나 그 사이에서의 어떤 배려나 타협이나. 그래서 곧잘 땅바닥을 구르며 올고 떼쓰고 하는 것이다. 그런것을 두고 뗑깡이라 부르지.
물론 외국인이 우리나라 와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활동하는 게 옳기는 하다. 그렇더라도 외국인인 이상 서로 다른 문화와 관습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기만의 방식에 대해서도 주장할 수 있겠지.
거꾸로 외국인으로서 한국을 대표하여 그 나라에서 한국적인 사고와 방식을 관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되었거나 그 나라에서 고객은 그 나라의 대중들이다. 헐리우드 스타들이 되도 않는 한국말을 배워 인터뷰에서 써먹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기왕에 외국 나가서 그 나라의 환경에서 활동을 할 것이면 감수해야 할 것들이 있겠지. 김연자도 일본 처음 진출했을 때 완전 신인으로서 자기를 낮추며 활동하고 했었다 했었다. 특히 엔카 쪽은 상당히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엄하다 한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잘 나가니 고집을 세울까?
한국인이라고 한국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과 그렇지만 일본에서 활동하니 일본의 방식에 맞추는 것, 어느 쪽이 그 좋아하는 국위선양에 도움이 될까? 사실 국위선양이라는 것도 웃긴가. 국위선양하려 일본에서 활동하는가? 아니면 결국은 그들은 개인인 것인가? 쇼비즈니스적인 관계가 어쩌면 더 중요할 텐데, 그러면 일본에서도 국위선양하려는 한국인으로서 그들을 대하면 좋은 것일까?
어차피 일본인이 바라는 것도 일본 연예인으로서의 카라나 소시가 아닐 것이다. 한국 연예인으로서의 포미닛이나 브아걸일 것이다. 그들의 앞에 붙는 타이틀은 어디까지나 KPOP이고 한류일 테니까. 한국적인 것을 완전히 벗어던질 수는 없다. 더불어 그런 것 자체를 일본 대중은 기대한다. 다만 활동하는데 있어 일본 연예계이기에 감수해야 하는 것들은 - 일본이기에 배려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우리도 용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외국인이 우리나라 와서 우리나라의 방식에 적응해가는 것처럼.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주위를 알아가는 것이다. 시야를 넓히고 관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래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그저 일본 가서 한국의 방식대로만. 그럴 거면 아예 연예인들 일본 보내지 말던가. 아니면 어디 공식사절로 보내서 그 만큼만 보여주도록 하던가.
하기는 그냥 싫은 것 뿐이지만. 그냥 욕하고 싶은 거다. 그냥 비난하고 싶은 거다. 자기의 우월함을 확인하기 위해서. 타인을 비난하는 것은 그만큼 자기가 우월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여기는 바보들이 많다. 내가 비난하는 만큼 내가 더 우월하다. 그런 사람들을 흔히 찌질이라 부른다. 찐따라고도 한다.
하여튼 우스워서. 도대체 별 게 다 문제다. 팬이라면 기분 나쁠 수 있겠지. 자기 아이돌인데. 하지만 팬도 아닌데. 그리고 나라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공적인 관계가 아닌 사적인 관계다.
그놈의 국위선양. 한류. 어처구니 없는 네셔널리즘이 이런 찐따스러운 상황을 만든다. 우습달까? 한류라는 말이 듣기 싫어지는 이유다. 애국심이란 찌질이가 숨는 한 가닥 지푸라기에 불과하다.
세상은 넓고 찌질이는 많다. 어른이 되지 못한 애들이란 인터넷에 너무나도 많다. 웃는다. 한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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