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MC몽의 재판에 대해...

까칠부 2010. 12. 21. 18:45

현대 사법의 절대원칙 가운데 하나가,

 

"아흔아홉사람의 범인을 잡기보다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을 없게 하라!"

 

그래서 나오는 게 무죄추정의 원칙이다. 피의자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아니라 사법부가 그 죄를 찾아 입증해내야 한다. 아니면 무죄.

 

당연한 것이 법이란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니까. 국가가, 공권력이 존재하는 이유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해주기 위한 것이니까. 아무리 범죄자를 잡아 처벌하고자 하는 목적이 정당하다고 공권력이 개인의 당연한 자유와 권리에 대해서 침해하고 구속하려 든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예가 많이 있었다. 아주 최근까지도 있었다. 국가안보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민족을 위해서. 혹은 소수 권력자를 위해서. 죄가 있어서가 아니라 죄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어찌되었는가?

 

그것은 개인 사이에서도 지켜져야 할 원칙일 것이다. 아무리 잘못이 의심되어도 그것이 확실해지기까지 그는 아직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다. 잘못을 저질렀다고 믿고서 함부로 대하고 만일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혀지면 어찌되겠는가? 과연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타블로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더만. 이제 다시 좋은 음악으로 대중 앞에 돌아오라.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조차 두렵다는 사람에게. 원래 때린 놈은 아무 생각이 없다. 맞은 사람은 억울하더라도.

 

아무튼 MC몽의 경우도 재판이 진행되며 드러나는 정황들이 아주 우습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간에 MC몽의 유죄를 증언했던 당사자들이 하나같이 검찰의 강압에 의해 그같은 진술을 유도당했음을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MC몽에게는 죄가 없다. 자신들도 잘못이 없다.

 

그러겠지. 의사들도 당사자들이기에 그리 거짓증언을 하는 것이다. 그것을 누가 증명하는가? 인간은 누구나 자기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권리가 있다. 설사 그것이 거짓말이더라도 그것을 밝혀내야 할 책임은 검찰에 있는 것이지 그들 자신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수하면 왜 정상참작이 되는가. 쉽지 않은 일이거든. 그러니까 자수해서 광명찾으라 하는 것이다.

 

아무 증거도 없이 정황이 그러하니 의사들이 MC몽에 유리한 증언을 하는 것이다. 그 이전에 당시 증인들도 하나같이 MC몽에 유리한 증언을 하고 있는 상황에 과연 MC몽은 유죄인가? 그러면 지금까지 MC몽에게 쏟아진 의혹과 비난들은 어떻게 되는가? 재판결과는? 그 결과에 대해서는?

 

모른다. MC몽이 실제로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부당하게 이를 뽑았는가.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증인들이 하나같이 아닐 수도 있다고 증언하고 있고, 검찰은 그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증거나 증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 드러난 바로 MC몽의 유죄를 확정하기란 무리다. 그렇다면?

 

재미있다는 것이 결국 발치 부분이 무죄로 판명날 것 같으니 병역연기 한 것 가지고도 시비거는 사람들이다. 원래 병역연기는 누구나 하는 것 아니던가? 일찌감치 갔다 오는 것이 좋다니 일찍 가는 것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늦추고 늦춰 한참 뒤에나 군대에 간다. 나도 현역으로 있으면서 그런 후임병 많이 보았다. 밤무대 뛰던 가수도 있었다. 나보다 한참 연상이었는데. 항상 보면 한참 욕하다 아니다 싶으면 말꼬리 돌리는 것도 하나의 스똬일이다.

 

어쨌거나 이걸로 일단 MC몽이 재기불능의 상태에 이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한국에는 법 위에 또 하나의 법이 있거든. 국민정서법. 아니 그보다는 네티즌정서법. 네티즌이 의심을 품으면 그것으로 죄다. 정선희가 그랬고, 타블로가 그랬고, 최진실도 그랬었고. MC몽은? 말했잖은가? 사실여부는 모른다. 다만 드러난 정황으로 그의 유죄를 확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아직은 무죄겠지?

 

아무튼 MC몽 수사에서 검찰의 강압여부가 중요한 이유라 하겠다. 그래서 만일 검찰에 의해 증언이 유도되거나 심지어 조작되었다면? 검찰이 의도적으로 MC몽을 유죄로 몰고가고 있다면? 실제 죄가 있는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검찰에 의해 MC몽이 유죄가 된다면?

 

물론 정의로운 네티즌의 입장에서야 상관없을 것이다. 이미 스스로 유죄라 판결을 내린 이상 검찰은 그에 충실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의자의 억울함이나 절차의 정당성과 상관없이 자기의 믿음에만 충실하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터이니.

 

만일 내가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 때 검찰에 의해 유죄가 유도되어진다면? 나는 전혀 상관없는데 나를 변호할 기회조차 없이 검찰이 유죄로 몰고가고 있다면? MC몽 하나 때려잡는 것과 그런 억울함을 막는 것과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한 사람의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과 혹시 모를 한 사람의 억울함을 예방하는 것.

 

상식이라는 것일 텐데. 사법부만이 아닌 개인들도 조금 더 신중하게 조심스러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일인데. 다시 되돌릴 수도 없을 텐데. 개인의 어줍잖은 정의감보다야 그 자신이나 주위의 삶이 더 중요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개티즌이 괜히 개티즌일까? 정의감도 좋다. 의혹을 갖는 것도 좋다. 하지만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재판결과가 여기까지 왔으면 조금은 한 발 물러서 조심스럽게. 그게 가능하면 개티즌도 아니겠지.

 

어찌될 것인가. MC몽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내가 아나? 나는 판사도 아니고 검찰도 아니다. 단지 주어진 정보로 판단할 뿐. 그리고 내게 아직 유죄라는 확신은 없다. 지켜볼 뿐이다. 어찌되든.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그게 정의다. 모르는 건 모르는 것. 아직 죄가 아니면 죄가 아닌 것. 상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