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카라KARA - MBC가요대제전, 루팡...

까칠부 2011. 1. 1. 01:44

아까도 말했지만 확실히 MBC가 색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음악중심도 그렇고, 오늘의 가요대제전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지나치지 않으면서도 색감이 화려해서 방송을 보는 맛이 있다. 지루하지 않게 같은 무대라도 전혀 다른 무대처럼 한결 세련되게 꾸며주는 맛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카라... 얼핏 이게 뭔가? 하지만 전체적인 무대의 분위기를 봤을 때, 전체적인 조명과 배경의 색감을 보았을 때, 이제까지의 클럽 컨셉을 전제했을 때, 프로그램 자체가 마치 클럽을 연상케 하는 무대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기에 전체적으로 한결 무대 위에 녹아드는 느낌이다. 편곡이며 안무 역시 그런 방향으로 이루어지려 하고 있었고.

 

하지만 문제가 도무지 루팡이라는 노래 자체가 그같은 클럽분위기와는 어룰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다지 노래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클럽분위기에서는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새로 편곡해야 하는데, 그러면 안무부터 처음부터 다시 짜야겠지? KBS와 SBS도 연말무대에 다 모습을 비쳐야 하는데 MBC만을 위해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도 무리였을 것이다. 그래서 정말 어설프게, 아주 어정쩡하게 루팡의 느낌을 그대로 남겨두고 클럽 분위기로. 바로 파열음이 나온다. 아주 큰 파열음이.

 

도대체가 무대가 음악에 녹아들지 않는다. 무대가 음악과 겉돌며 그나마 멋드러지던 의상과 컨셉마저 붕 떠버린다. 단연 최악. 니콜은 이제까지 없이 터프하고 섹시하고, 한승연도 간만에 귀여운 매력을 뿜어내고, 여신이야 언제나, 그러나 정작 음악과 춤과 무대가 녹아들지 않으니 서로 붕 떠버린 채로 어색하기만 할 뿐이다. 자칫 어울릴 수 있는 의상이 생뚱맞게 흉물스럽기까지 하고.

 

구상은 좋았다. 클럽 분위기의 무대. 클럽 분위기의 조명과 음악. 안무와 구성. 하지만 음악부터 어울리지 않았던데다가, 시간부족으로 편곡이 어울리지 않고 어색했고, 부조화는 파열음을 내며 안하느니만 못한 무대가 되었다. 그래도 니콜과 한승연의 춤은 컨셉을 한껏 살리고 있었지만. 춤과 춤 사이, 음악과 음악 사이가 이리 휑하니 비어 버리면 대책이 없는 거다. 카메라마저 갈 길을 잃어 버리고.

 

나쁘지는 않다. 비난을 들을 정도는 아니다. 다만 곡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문제다. 편곡으로도 어쩔 수 없는 - 시간상의 제약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차라리 Burn이었다면 이보다는 나았겠지. 아니면 엄브렐라나. 너무 잘 짜여진 곡구성이 가져온 부작용이라 하겠다. 하지만 히트곡은 루팡일 테고.

 

어쨌거나 그래도 높이 사는 건 저 놀라운 색감. 전체의 색을 조화롭게 그러면서도 화사하고 화려하게 비쳐보이는 조명과 무대구성이 감탄을 자아낸다. 조금의 시간이 더 있었다면. 조금의 여유가 더 있었다면. 스케줄도 바쁘고 했을 테니. 아쉬움은 그것. 모두가 분발했다. 아쉬움이 있을 뿐. 좋았다. 그것은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