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영원하지 못하고 오로지 사실만이 남는다. 이를테면 어느 연예인이 사고로 사람을 죽이고 사체유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남는 건 방송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익살스런 모습 뿐이다.
일단 사실을 들이밀면 진실은 잊혀진다. 눈앞에 보이는 구체적인 사실이 언제 있었는지도 모를 막연한 진실보다는 앞서는 때문이다. 보이고 들리는 게 중요하지 떠오르는 게 중요하지는 않다. 어떤 루머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더 이상 떠든다고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그래서다.
일단 하나가 되어 방송에 나오기 시작하면 깊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팬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대중들은 그냥 카라구나 한다. 예능 나와서 눈물 몇 번 흘려주면 오히려 동정표를 살 수도 있다. 대신 부모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점이 있지만. 역시 기술이 필요하겠지. 부모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이번 기회에 DSP에서도 시나리오 작가를 한 명 영입하는 것도 좋겠다.
어차피 아이돌이란 이미지다. 이미지란 컨셉이며 연기다. 어떻게 그것을 포장하고 사람들에 내보이는가? 그것도 역시 기술이고 실력이겠지. 카라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다.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다 끝났다고 비관적이 되면 마지막 가능성마저 놓치게 된다. 온갖 좋은 것들 가운데서도 희망이 있었고, 온갖 안 좋은 것들 가운데서도 역시 희망은 있었다. 최악을 찾아가는 것도 희망이며 최선을 다시 살려내는 것도 희망이다.
오히려 과도한 친목질은 반감을 살 수 있으니 당분간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모든 건 순서대로 흘러가야 한다.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에서도 여전히 서로가 가족같은 관계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그것이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역시 가장 좋은 건 눈물이겠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의 카라를 보여주며 봉합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가 DSP라면 주머니 털어서라도 이것 반드시 추진한다. 방송국 입장에서도 좋다. 그동안 화제가 되었으니까. 적당히 갈등하고 상처받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러나 카라는 하나다. 더불어 부모의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 그리고 DSP가 이후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래도 여전히 마뜩지 않은 사람들이야 있겠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카라의 이미지 복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일본 진출에 있어 플러스가 될 지도.
백척간두의 진일보라고? 기미년 독립선언서에 최남선이 선언문을 쓰자 너무 약하다고 한용운이 공약 삼장에 써넣은 문장이다. 위기가 곧 기회다. 그 기회를 잡으면 살고 놓으면 죽는다.
물론 이 모든 것은 3인 쪽에서 현실을 인정하고 DSP의 요구에 응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일단 카라가 하나로 합쳐지고 나서야 다른 대안도 생길 것 아닌가? 여전히 고집만 부리는데 과연 당장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시간은 흐르고 그런 만큼 카라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만 쌓이고, 특히 지금 나가 있는 세 멤버에 대한 좋지 않은 소리들까지 쌓이게 될 것이다. 누구를 위한 고집인가?
졌으면 깔끔하게 접고 숙이는 게 정석이다. 싸움은 이겨서만 맛이 아니라 지는 것도 중요하다. 어떻게 질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최소한 절망적이지는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겠다.
아무튼 추진해 보기 바란다. 카라 리얼리티 프로그램. 공중파면 더 좋고, 케이블이어도 상관은 없고. 미디어 쪽에도 열심히 뿌려야겠지. 방법은 많다. 노력하지 않을 뿐. 기대해 본다. 아직 아주 늦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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