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 - 검진이 곧 예방이다!

까칠부 2011. 2. 13. 18:31

유암종이라... 식겁했다. 암이라잖은가? 하긴 1cm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도 유암종이 자라 췌장암으로 지금 투병중이라 하고.

 

이윤석에게도 증식성 종양이 있어 잠시 사람을 긴장케 했다. 혹시...? 생긴 것부터가 불길하게 생겼다.

 

다행이었다. 이정진의 의외의 숨겨진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유쾌하기는 했지만 - 말로 못 웃기니까 대장으로 웃기는구나. 내장요리 같은 것 할 때 열심히 박박 닦아내는 게 바로 저것이다.

 

확실히 대장암은 젊은 병이 맞다. 어째 그동안 검사를 하면 OB가 YB보다 항상 상태가 안 좋았는데 오늘은 YB쪽에서 문제가 많다. 그만큼 식생활도 일상생활도 서구화되고 있으니까. 오히려 OB들은 그렇게 술 마시고 스트레스 받고 특히 돈까스 상식에 나이까지 많아도 장상태가 깨끗하다. 원래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없던 병이라니까.

 

어쨌거나 하나 건졌다. 물론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라지만 이윤석도 증식성 종양을 걷어냈고, 윤형빈도 간단하게 유암종을 떼어내면 된다고 하고. 만일이라는 건 모르지 않은가. 그래서 바로 암검진이 필요하구나.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혹시라는 게 있으니까. 윤형빈은 얼른 수술을 하고. 벌써 했겠지?

 

부르주아라 한다. 부자놀음이라 한다. 하기는 인터넷에 그렇게 댓글놀이 하고 할 정도면 알 만하기는 하다. 그러나 건강을 위한 투자가 단지 낭비이고 사치이기만 할까. 오히려 저렇게 실제 검사를 통해 이상이 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 생판 모르는 일반인도 아니고 예능으로 익숙한 얼굴들이. 어쩌면 암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서 저런 모습들이 발견되고 하면.

 

암검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자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비수면내시경이라고 해서 상당히 긴장했는데 별 것 아니었구나. 나도 한 번 검진을... 모르는 건 두려움이지만 알고 나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비싸겠지만. 그래도 목숨값보다야 싸지 않겠는가.

 

적절한 유머와 긴장이 있어서. 전관용 선생님 아드님이셨는가? 역시 이박사. 학교 다니면서 교양이라고 읽어야 했던 책들 가운데도 꺼삐딴 리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나약한 군상을 그린 꽤 흥미로운 소설이었는데.

 

"의학이 과학이라 생각하십니까?"

"과학은 계량이 되지만 의학은 계량이 안 되요."

 

아마 의사로서의 진지한 고민이었을 것이다. 물리학처럼 실험실에서 실험한 그대로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지만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상태가 다르고 여건이 다르니까. 어디서는 이렇게 해서 치료되었다고 여기서도 그렇게 하면 치료되는 게 아닐 수 있다. 그래서 더 진지해지고 그래서 더 신중해지고. 의사선생님만 찾아가면 당장에 병이 나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지금도 의사들은 그 불확실과 싸우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의학은 과학이 아니라는 말은 어쩌면 처음 들어서. 그러나 그것이 현직 - 그것도 최고의 권위를 갖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니 전혀 새롭다. 암검진에 나선 멤버들과 프로그램도 다르게 보이고. 신원호PD의 말처럼 단 한 사람이라도 암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해서 치료할 수 있다면. 그래서 저리 방송에 나와 강의도 하고 하는 것일 테지만. 의술이 아니라 인술이라던가.

 

좋았다. 그런 진지하고 전문적인 이야기 사이사이 마치 사랑방에 모인 것처럼 정겨운 이야기들이 있다. 딱딱한 것 같지만 어느샌가 몰입하게 만드는 따뜻함이 있고. 여유로움도. 물론 그것은 결과발표와 함께 쪼이기가 되었지만. 하지만 결국 큰 문제는 아니었다니까. 일단 마음이 놓이니 더 즐겁다.

 

그나저나 문제가 위암... 설마 낚시겠지? 하지만 낚시라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벌써 위암종도 나왔고. 폐암검사에서는 폐기종도 나왔고. 양성이기는 하지만 증식성 종양도 나왔고. 그러고 보면 아까 위내시경하면서 발견한 것이 있었다. 떼어낸 것도 있고.

 

PD가 장담한 4회가 다 나가고 나면 알게 되리라는 그것이 내가 생각한 그것이 아니기를 바라며. 그래도 그렇게라도 되었으면 다행이지 않을까. 그게 또 3주 뒤라니. 사람 말려죽이자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차분해서 좋기는 한데 누군가 분위기를 깨는 봉창이 필요할 것 같다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작년만 해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분위기를 깨고 모두를 화나게 하고 대신 시청자를 웃게 만들던 사람이 있었다. 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그럼에도 여전한 차분함과 진지함 그리고 공감가는 이야기가 있어 남아 자격답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주 약간의 포인트가 필요하다.

 

여전히 이경규와 김태원에 편중된 토크가 재미있으면서도 거슬렸지만 어쩌면 꼭 필요한 이야기를 웃음과 함께 보여주고 들려주지 않았을까. 재미는... 의미가 있었으니까. 아주 약간 모자를 뿐이었다. 괜찮았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