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것을 우리가 좀 제안을 해서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좀 한번 시정을 해보자 든지 이렇게 해야되는데 리더가 거기서 좀 책임감 없게 하나봐요. 그러다보니까 오늘날의 이런 소통이 잘 안되니까 빚어진거 같아요."
아마 이번 한승연 아버지의 인터뷰 가운데 문제가 되었던 부분의 전문일 것이다. 지금 과연 여기에서의 "리더"가 누구를 가리키는가를 가지고 한창 시끄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카라팬들은 이것을 두고 "여사장"을 가리키는 것이라 말하는데, 그러나 과연 그럴까?
여기서 문제가 되는 앞문장을 대충 나누어 보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A. 이런 저런 것을 우리가 좀 제안을 해서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좀 한 번 시정을 해보자든지
B. 이렇게 해야 되는데(그러지 못했다.)
C. 리더가 거기서 좀 책임감 없게 하나 봐요.
구성해보자면 A가 B인데 C때문이라더라. 즉 A려는데 C때문에 B했다. 다시 말해 C의 "리더"의 정체를 알자면 C가 원인이 된 B를 이해함으로써 그가 누구인가를 유추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그 목적 A로 이어진다.
"이런저런 것을 우리가 좀 제안을 해서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좀 한 번 시정을 해보자"든지,
과연 이 문장이 가리키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주어는 "우리" 한승연 아버지가 말하는 우리란 결국 카라, 혹은 카라의 부모들, 그러면 그들은 무엇을 하려 했을까? "시정을 해보자" "시정을 한다"가 아니다. "시정을 해보자"다. 청유형이다. 그리고 그 처유형은 "해야 되는데"라는 동사로 이어지며 미완으로 끝을 맺는다. "해보자"가 아니라 "해보자고 해야 되는데"다. 결국은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을 해야 하는 것이다. 누가? "리더"가. "리더" 때문에 "해보자고 하는" 자체가 안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리더"가 여사장이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여사장이 책임감 없게 하는 바람에 해보자고 하는 말도 못해봤다."
여사장은 해보자고 부탁을 받는 입장이지 하는 입장이 아니다. 시정해보자 했으면 시정을 하는 주체이지 시정을 해보자고 요청하는 주체는 될 수 없다. 그런데 그 여사장이 책임감이 없어 시정을 해보자고 하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다는 것은 여사장은 청유형에서 그 대상이 아닌 행위의 주체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다. 누구이겠는가?
사실 이런 것 다 의미가 없다. 언어의 이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제. 바로 들리는대로 이해하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단어에 의미를 부여하고 행간을 채워가며 이해하려 하다가는 "인어공주"도 포르노물로 바뀔 수 있다. 윤동주의 "서시"가지고도 러브레터를 만들 수 있다. 예전 간신들이 문장 하나 가지고 엄한 사람 모함해 잡을 때 곧잘 쓰던 방법이다. 국가보안법으로 사람들 걸어넣을 때도 자주 쓰던 방법이었다.
간결하게 들리는 만큼. 어차피 말하는 자신도 그렇게 어렵게 꼬아가며 말하지는 않는다. 듣는 사람만큼이나 단순하고 따라서 말의 내용도 매우 직관적이다. 가끔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는 문장이 더욱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굳이 이상하게 꼬아서 해석하며 뜻을 몰아가려 하니 마찬가지로 이렇게 쓸데없이 분석씩이나 하고 있을 뿐.
과연 "리더"가 DSP의 여사장, 혹은 경영진인가? 딸같은 상대인데 이름을 부르지 "리더"라 하느냐고? 그같은 개념이면 사장더러 "리더"라 하는 것도 우습다. "리더"란 이끄는 사람인데 과연 연예기획사에서 "사장"이란 연예인을 이끄는 사람인가? 사실 회사에서도 사장을 두고 "리더"라고는 잘 말하지 않는다. 그다지 쓰지 않는 말이다. 대신 "리더"는 일상에서도 아들이 "과장"이거나 혹은 "교수"일 때 곧잘 그 직책을 부르곤 한다.
"우리 이과장이 말야..."
더구나 위의 상황은 리더로서의 책임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박규리라는 개인이 아니라 "리더"라고 하는 공적인 역할에 대해서다. 박규리가 책임있게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리더" 박규리가 책임있게 하지 않은 것이다. 사회생활 좀 하고 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인데.
하여튼 그래서 항상 말한다. 사람은 글을 읽고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내리고서 글을 읽는다고. 먼저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뒷받침하고자 글을 끼워맞춘다. 내가 그래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본문을 다시 읽어보게 만드는 리플들이다. 도저히 내가 이렇게 쓸 리가 없는데 그리 썼다고 리플이 달리면 당황해서 다시 읽어볼밖에. 대개는 전혀 동떨어진 내용이고.
믿고 싶은 것과 실재하는 사실은 별개다. 왜 사람들이 그 문장을 보고 리더를 박규리라 이해했는가. 딱 그렇게 보이도록 쓰고 있었으니까. 그러면 그리 이해한 것이 잘못인가? 설사 원래 뜻이 그것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그에 대한 해명의 책임은 말한 당사자에게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해라면 먼저 오해하도록 말한 자체를 사과해야겠지.
원 별... 나도 지금 좋은 아침부터 뭘 하고 있는지. 아마 이런 걸 두고 실드라 하는 것일 테지만, 그러나 과연 카라팬을 제외하고 설득력이 있을까? 이렇게 긴 글 없어도 첫문단 하나로 이미 결론은 나와 있을 텐데도. 할 짓 없다는 생각이다. 나도 참 한심하다.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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