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수협회장인 태진아가 나서서 중재한 것도 실패로 돌아간 모양이다. DSP쪽에서 경영진의 퇴진까지도 고려하겠다 크게 양보하고 나섰던데 반해 카라 3인 측에서 정산내역과 계약서를 보여주지 않으면 합의를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고. 확실히 뭔가 구린 게 있기는 있는 듯하다.
하지만 원래 회사의 장부라는 게 그렇다. 엄격한 시스템으로 잘 관리되고 있는 경우라도 그게 쉽게 남들에 내보일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하물며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정산내역 아무 거리낌없이 공개할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될까? DSP가 그런 레벨이 될 수 있을까?
봉합을 위한 수순이었다면 또 모르겠다. 서로 신뢰가 확인된 상태에서 이것만 보여주고 그 다음에는 합의에 들어가자. 즉 일단 보여주더라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끼리만 알고 내부적으로 해결을 모색해보자. 그러나 카라 3인의 입장이 그런 것이었는가. 오히려 보여주고 나면 그것이 공격의 빌미가 될 것이다.
벌써 두 번이나 판을 깼다. 판을 깰 때마다 사전 경고조차 없이 법적인 조치에 들어갔고 언론에다가는 DSP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퍼뜨리고 있었다.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이 당사자로서 매우 불쾌할 수 있는 행동들이다. 무엇보다 합의를 하겠다는 의지 자체를 믿을 수 없다. 지금 당장에도 마치 점령군이라도 된 듯 DSP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데.
만일 섣불리 정산내역과 계약서를 공개했다가 약점이라도 잡히게 되면 그것도 곤란한 것이다. 장부상의 내용들이 자칫 약점이 되어 재판은 커녕 여론마저 불리하게 돌아간다면 DSP로서는 도저히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일관되게 요구한다면 재판으로 갈 밖에. 재판정에서 공개하나 미리 공개하나. 차라리 재판정에서 미리 대비를 하고 공개하는 쪽이 대처하기에도 유리하다.
결국은 카라 3인이 그동안 줄곧 주장한 신뢰상실의 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카라 3인 쪽을 믿을 수만 있다면 왜 공개를 않겠는가? 공개하더라도 정작 DSP에 불리할 것이 없다면 오히려 경영진의 퇴진보다 더 쉽게 양보가 가능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안 되지 않은가. 카라 3인이 DSP를 믿지 못하듯 DSP도 카라 3인의 대화의지를 믿지 못한다.
협상이라는 게 100을 모두 갖자는 건 협상이 될 수 없다. 어딘가는 양보를 해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는 반면 양보가 가능한 부분도 있다. 대화파트너로 여긴다면 최소한 요구한 것들을 양보하여 제공했을 때 상대가 그로 인해 더 불리해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보장하는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다. 그것이 되고 있는가.
"이제까지의 내용 가운데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어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합의해 처리하도록 하고 앞으로의 부분들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제대로 체계를 갖추어 하도록 하자."
어차피 중요한 건 앞으로의 신뢰관계가 아닌가? 과거의 일들에 대한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재판이지 협상이 아니다. 그것은 책임을 묻고 심판하자는 것이지 합의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조리해 보이지만 그것이 세상 사는 이치다. 만일 그것이 싫다면 경찰고발에 들어가든 소송을 통해 밝혀내듯 싸움에 들어가야겠지. 싸움은 협상도 합의도 아닐 테니까.
결국 처음부터 카라 3인측에 협상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뜻일 것이다. DSP를 처음부터 협상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카라 3인이 바라는 것은 DSP의 완전한 굴복. 그리고 승자로써 DSP에 대해 완전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DSP에 대한 심판마저 포함해서.
즉 재판은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이다. DSP 입장에서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만을 -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태도로써 강제하는데 DSP가 그것을 어떻게 순순히 받아들이겠는가. 말했듯 재판정에서 그것이 밝혀지나, 미리 카라 3인에 의해 까발려지나, 오히려 전자가 DSP의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따라서 카라 3인 입장에서도 DSP에 대해 요구하는 내용을 모두 관철시키자면 재판을 통해 완전히 DSP를 굴복시켜야 한다. DSP와 카라 3인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재판정 뿐이었던 것이다.
좋다. 그거야 어차피 DSP와 카라 3인 사이에서 해결할 문제니까. 다만 그럴 경우 카라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카라 3인에 포함되지 못한 박규리와 구하라에 대해서는? 과연 재판이 끝날 때까지 카라라는 그룹이 유지될 수 있을까? 대중은 그때까지도 인내하며 카라라는 그룹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줄까? 3인이야 자기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남은 두 사람은? 그리고 그 팬들은? 대중은?
DSP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니 그것은 패스한다. 역시 DSP에 대해 알지 못하니 카라 3인에 대해서도 보류한다. 다만 문제는 카라 자신에 대해서다. 그리고 나는 카라가 사라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에 나설 것을 종용한 것이다. DSP를 심판하는 게 카라보다 중요한가?
하기는 팬들도 그렇다. 어제 한승연 아버지에 의해 박규리가 디스당했을 때, 팬들의 반응은 오로지 한승연과 한승연 아버지를 변호하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DSP가 박규리를 변호하려 나섰을 때도 무슨 언플질이냐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속사로서 박규리를 보호하는 것보다 DSP가 나섰다는 자체에 반감을 내보인 것이다. DSP는 상종할 수 없는 적이다. 그러니 DSP로서도 쉽게 장부를 보여주지 못하지.
어쨌거나 결론은 하나다. 결국 재판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것. DSP로서는 이러나 저러나 같다. 퇴로를 열어주지 않으니 같이 마주 내달릴 밖에. 카라 3인은 도저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양보할 생각이 없고. 그리고 그 결과 재판이 시작되는 순간 카라는 아웃. 카라는 끝이다. 카라 3인과 카라팬 모두가 바라는대로. 결국은 이제부터도 나 역시 카라의 통합이 아닌 카라 3인과 DSP의 진실게임에 한 발 담그고 누군가를 공격하며 싸움을 시작해야 할 듯하다. 카라의 통합이 아닌 시시비비와 잘잘못에 대한 심판과 단죄로써. 희망은 없으니.
입맛이 쓰지만 선택이니 받아들일 밖에. 그리고 선택한 이상 존중한다. 하나 된 카라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는다. 이로서 모든 입장이 정리되고 상황이 파악되었으니. 다만 스스로 선택한 세 사람 이외의 남은 두 사람에 대해서는 보다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부디 잘 되기를. 정리는 끝났다. 그 선택을 존중한다.
덧, 다행히 오보였던 모양이다. 아직 현재진행형이고. 하지만 하고자 하는 논지는 분명하므로. 삭제는 않는다. 100을 다 갖겠다는 건 협상이 아니다. 점령이고 정복이지. 그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같이 살자는 것이 협상이지 누군가를 죽이자는 건 협상이 될 수 없다. 진정 대화로 풀어가려 한다면.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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