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아이유의 드림하이 콘서트 지각에 대해...

까칠부 2011. 2. 25. 15:06

2월 24일 경기도 고양시의 아람누리 극장에서 열린 '드림하이 콘서트'에서 아이유가 지각을 한 것으로 온통 떠들썩하다. 원래 7시 30분에 시작하기로 했던 것이 8시 30분으로 늦춰졌고, 그조차도 50분이나 지난 9시 20분에 시작되었다고. 그래서 심지어 공연을 끝까지 보지도 못하고 교통편때문에 자리를 떠야 했던 관객마저 있었다고 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튿날 아이유가 올린 미투데이의 내용이다.

 

"오늘 하루정말 이 악물고 달렸는데 돌아온건… 누구를 위한 노래일까요. 전 요즘 잘 모르겠어요."

 

확실히 어른스러운 듯 보여도 아직은 어린 10대 소녀의 모습이랄까? 소속사의 해명이라는 것도 우스웠다.

 

"7시 30분에 시작하려던 것을 시작 전 공지로 8시 30분에 시작한다고 알렸고 아이유가 지각한 시간도 고작 20분밖에 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공지로 공연시작을 알린 8시 30분 아이유는 다른 행사장에 있었다는 것이다. 엠넷의 <엠카운트다운> 생방송을 마치고 용산 아이파크몰 전자관에서 오라인게임 "엘리샤"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원래 7시 30분에 시작하기로 한 것이야 일주일전에 미리 공지로 8시 30분으로 늦춰졌다 알렸다 하더라도 분명 그날 공연시작은 8시 30분이었을 터였다. 그런데 그 시간 아이유는 공연장이 아닌 다른 행사장에 있었다.

 

8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하기로 했으면 최소한 그 바로 직전에라도 아이유는 '드림하이 콘서트' 공연장에 도착해 있어야 했다. 그것이 팬들과의 약속이었다. 7시 30분에서 8시 30분으로 1시간 늦춰진 것에 대해 그때까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관객이 많았다는 것은 이유야 어찌되었거나 주최측이 제대로 알리지 않은 잘못이다. 그러나 일단 공지가 나갔고 당일까지 별다른 수정이 없었다면 아이유는 팬들과 약속한대로 그 시간에 공연장에 도착해 있어야 했던 것은 아이유 자신의 책임이다. 아니 팬만이 아닌 그로 인해 공연시작을 기다려야 했던 다른 관객과의 약속을 스스로 어기고 무시한 것이었다. 배신이었다.

 

지각이라는 것은 상대의 시간을 빼앗는 강도와 다를 바 없다. 약속을 어긴다는 것은 신뢰를 저버리는 배신이다. 지각을 한 것만도 그 시간 기다리고 있던 팬들과 다른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데 그것이 다른 스케줄로 인한 고의적인 것이었다. 다른 스케줄이 그렇게 중요했다면 차라리 공연을 취소했어야지, 콘서트에 출연한다 약속해놓고는 그 시간데 다른 행사장에 있었던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물론 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워낙에 연예인 인기 오르고 하면 본전 뽑자고 기획사에서 마구 돌리는 것 안다. 아직 어리고 힘없는 아이돌의 경우 기획사에 의해 끌려다니듯이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는 사실도 아마 많은 팬이나 대중은 알고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사정을 알아달라 바라는 건 오만 아닌가? 아이유에게 아이유의 사정이 있다면 그로 인해 늦게까지 공연시작을 기다려야 했고 끝까지 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던 관객의 사정이라는 것도 있는 것이다. 누가 더 억울한가 따져봐야 할까?

 

사실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잘못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어 그렇게 되었으니 반성하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 솔직하게 밝히고 용서를 구했다면 이해못할 팬들도 아닐 것이다. 아이유는 더구나 이미지도 좋다. 이미지가 좋다는 건 양날의 칼이다. 순수하고 선한 이미지란 한 순간에 더럽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주의해서 손상이 가지 않도록 대처했어야 했는데 이런 식으로 미투데이를 올리고 나면...

 

소속사의 대응도 나빴다. 아이유가 미투데이를 올리기 전에 먼저 소속사에서 이번 일에 대한 입장표명을 발표했어야 했으 것이다. 아니 아이유가 드림하이 콘서트 무대 위에 오르기 전 아이유로 하여금 늦은 것에 대해 사과하도록 요구했어야 했다. 그런 것이 원래 연예기획사가 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 스케줄 무리하게 잡은 것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로 인해 소속 연예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했어야 했다.

 

대중이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던 연예인이다.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에 소박하고 천진한 때묻지 않은 청량함이 있다. 더구나 아이돌이 대세인 요즘 보기드물게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솔로여가수다. 대중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이란 얼마든지 있다. 괜히 지금 아이유가 대세가 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더 조심했어야 하지 않을까? 정상에서 떨어지기란 한순간이다. 그것을 지켜주는 것이 역시 연예기획사의 역할일 것이다.

 

아이유는 너무 어렸다. 소속사는 너무 아마추어스럽게 서툴다. 아직까지도 고작 20분 늦은 것 가지고 왜 그러느냐는 투다. 아이유도 왜 자기가 비난을 들어야 하는가를 모른다. 평행선이다. 그리고 그 평행선의 끝에는 결국 연예인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연예인이 대중과 싸워서 무엇을 하자는 것일까? 그리고 그만큼 아이유에 대한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이 피해가 누구에게 돌아간다 생각하는가.

 

지금도 사실 그렇게 늦지는 않았다. 솔직하게 사과하고, 이후의 대응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 다짐을 들려주면 된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잘못도 저지를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을 얼마든지 용서받을 수 있다. 아이유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을 지니고 있다. 그만한 매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유라는 어리고 가능성이 많은 가수가 이런 일로 대중의 비난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그러나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각은 상대의 시간을 빼앗는 도둑질이며 약속을 어기는 것은 신뢰를 저버리는 배신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모두 상대의 분노를 자아내기 쉽다. 아이유가 가슴깊이 새기고 기억해야 할 교훈일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