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보지 않으려 했다. 예감이 좋지 않아서. 지난주로 흥미가 많이 사라져 그냥 귀찮고 하니 제끼자.
그러나 뜻밖에 이번의 내용 자체는 좋았다. 무엇보다 멤버 개인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좋았다. 미션에 치이지 않고 멤버 개인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해갔다.
말했지 않은가. 영웅호걸이 하는 무언가를 보려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하려는 영웅호걸을 본다. 미션을 수행하는 예능은 무한도전과 남자의 자격만으로 충분하다. 그만한 연륜도 경험도 깊이도 부족하다. 대신 가장 매력적인 고정출연자를 보유하고 있지.
전투기 타는 거야 남자의 자격에서 한 번 했던 거니까. 그냥 후방에 앉아 있는 게 뭐 대수일까? 바로 여기에 매몰되지 않은 게 잘한 거라는 거다. 대신 내무반을 돌면서 병사들과 소통하는 사이 드러나는 멤버들의 캐릭터며 매력들이 그리 좋다. 의외로 인기가 좋은 홍수아나, TOP아닌 커피 유인나. 아이유야 대세고.
다만 이렇게 잘 돌아갈 경우 사실 그렇게 할 말이 많지 않다는 것. 내 타입 자체가 개개인의 플레이에 그렇게 집중하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명확한 관계에 따른 자연스런 상황극이 부족한 점만 보완한다면 더 다양한 풍부한 이야기들도 만들어질 수 있을 텐데.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우면서 칭찬해주고 싶은 게, 작년이었나? 청춘불패에서 군부대 찾았을 때 그냥 자기들끼리 위문공연하고 말았었다. 그때 말했었다. 차라리 병사들과 어울려 팀을 짜고 함께 연습해서 무대에 오르는 게 어떻겠느냐고. 지난 이야기지만 그러나 이런 식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은가? 내무반을 돌면서 병사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그들과의 유대를 쌓고 그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간다는 과정이. 이런 게 바로 버라이어티라는 것일 텐데. 리얼한 버라이어티.
짜증난다면 벌써 세번째 촬영펑크를 내면서도 일본에서는 열심히 활동중인 카라의 니콜. 내가 한 순간 카라에 대해 짜증을 느낀 것이 그것이었다. 영웅호걸은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의 고정출연자 하나가 일신상의 이유로 촬영을 펑크내는 것도 모자라 일본에서는 열심히 활동. 팬이야 그것이 감격스럽고 자랑스럽겠지만 나로서는 이러느니 차라리 하차를 권하고 싶어진다. 민폐다. 프로라면 최소한 자기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의식은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 시청자에 대한 예의다. 언제까지고 사정을 봐달라는 건 단지 응석에 불과할 뿐이다. 프로가 할 일이 아니다.
아무튼 괜찮았다. 깨알같은 수다들이 있었고. 리액션도 좋았고. 너무 심각하거나 진지하지 않아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었다. 부담없이 매력적인 출연자들을 즐기는 예능. 영웅호걸의 원점일 것이다. 계속 이대로만 밀고 나가기를. 근래 - 아니 군부대 소재로 가장 마음에 드는 예능이었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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