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MC몽과 관련한 어떤 주장들에 대해...

까칠부 2011. 3. 29. 07:53

사실 나로서는 이번 MC몽과 관련한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한 고의발치 의혹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이란 거의 없다. 모르니까. 전혀 모른다. 언론에 보도된 것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것은 대충 들어 알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단지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

 

내가 이 문제에 대해 굳이 말을 꺼내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모른다.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같은 기본을 잊고 있으므로.

 

아직 재판중인 사건이다. 그 말은 곧 재판부의 판단이 최종적으로 서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검찰은 유죄를 확신하지만 MC몽과 변호인측은 무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두 가지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면 확실한 결론이 나오기 전에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옳다. 하물며 단지 피의자로서 재판정에 섰다고 비난하는 것을 옳지 않다.

 

가장 어이가 없던 것이 그것이다.

 

"왜 사과를 않느냐?"

 

빨리 사과하고 군대에나 가라는 것이다. 아직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 스스로 무죄라 주장하고 있는데 사과할 것이 있을까? 기껏해야 이 일이 이슈가 되면서 온통 시끄럽게 만든 것에 대해서나 사과하면 그만일 것이다. 말하지만 아직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사과 할 일이란 더욱 없다.

 

더구나 지금이라도 다시 군대에 가라니. 법적으로 면제라 판정난 사안이다. 면제로 판정났고 그래서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바로 그 문제로 지금 재판하고 있는 중이다. 발치가 고의적인 것이 아니었고 따라서 병역면제가 합법적인 것이었다면? 합법적으로 병역면제를 받고서도 군대에 가야 하는 당위가 있는가?

 

병역이란 징집대상자를 대상으로 지우는 것이다. 면제판정이 났다면 그는 징집대상자가 아니다. 따라서 그들은 입대를 자원할 경우 신체검사를 통해 입대여부를 결정할 수는 있지만 그에 대한 어떤 당위적 의무란 주어지지 않는다. 일단 면제로 판정한 이상 그에게 군대에 가야 할 어떤 이유도 의무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잘못한 게 없으면 군대 가라? 말이 되는가? 안 가도 되는 군대인데?

 

잘못한 게 없으면 사과하라. 잘못한 게 없는데? 잘못한 게 없으면 군대 가라. 잘못한 게 없는데? 진심으로 군대를 빠질 목적으로 발치한 것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사과하고 군대 가서 진심을 증명하라. 그래야 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연예인은 면제가 되었어도 군대에 가야 하는가?

 

물론 군대 가고 싶어 가는 사람도 있다. 투철한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가지 않아도 되는 군대 굳이 자원해서 가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과연 모든 사람들이 그와 같은가? 이미 한 번 면제로 판정났는데 굳이 치료까지 받아가며 군대 가려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면제가 될 수 있는데도 굳이 치료를 서둘러 군대에 가려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되고? 연예인이니까 그러면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유죄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연예인이더라도 무죄라면 죄가 없다.

 

정말 웃기는 것이다. 아무리 법적으로 무죄판결이 나더라도 일단 여론은 유죄일 것이다? 사과하지 않고 군대 가지 않으면 무죄이더라도 유죄로 여길 것이다? 그래서 사과하면 무죄? 군대 가면 무죄? 그 자체가 유죄를 인정하는 것인데?

 

그러니까 골때린다 하는 것이다. 무죄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유죄를 인정하라니. 무죄사실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으니 유죄를 받아들이라니. 그러면 용서해준다? 도대체 이 나라에는 무죄인 사람이 무죄를 주장할 권리조차 없는 것일까? 설사 유죄가 확실시되더라도 판결이 나오는 그 순간까지는 무죄여야 할 텐데, 이제는 판결이 나더라도 유죄이고, 무죄를 주장하기에 더 괘씸하단다.

 

이 얼마나 오만무도한 대중인가? 얼마나 거만하고 경우없는 여론이겠는가? 나 역시 MC몽에 대해 상당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가도 도리어 MC몽을 동정하고 마는 이유일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것이니까. 그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들이 터무니없는 것들일 테니까.

 

설사 유죄에 대한 확신이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주장을 하려면 논리를 가지고 이치에 타당하게 해야 한다. 막 내뱉는 말이 아니라 근거를 가지고 사명을 가지고 하는 말이라면 더 그렇다. 그것이 옳다 여긴다면 그 옳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MC몽이 스스로 무죄를 입증해야 하듯. 아니 정확히는 검찰이 MC 몽의 유죄를 입증해야 한다. 그것은 대중 역시 마찬가지다.

 

의혹을 갖는 것이야 누가 뭐라는가? 의혹을 개인적으로 확신하는 것이야 누가 뭐랄 수 있는 게 아니다. 고집스럽게 그렇다 여기든 말든.

 

정의감이 지나치면 바로 저렇게 된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가지 않아도 되는 군대를 가야 한다? 무죄이더라도 사과해야 하고, 의무가 없어도 군대에 가야 하고. 아무 잘못이 없어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무죄를 인정받을 수 있고. 무슨 논리인 것인지. 그 무논리가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