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이라고 다 같은 악플이 아니다. 가만 보고 있으면 악플을 올리는 의도가 각기 다 다르다. 아마 자신도 그다지 의식하지는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만.
첫째가 정의감에 넘치는 악플러다. 내가 가장 경계하고 또 가장 문제가 되는 악플러들이다. 개념으로 네임드가 된 아이디 가운데서도 적지 않다. 신념형이랄까? 양심적 악플러? 지나친 정의감에 사실이든 아니든, 아니면 정도를 가리지 않고 들이받고 보는 것이다. 아마 자기 자신을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고 있는 것은 막가파이면서.
둘째가 진심으로 싫어서 설치는 악플러다. 이른바 안티라 하는 부류다. 그냥 싫은 거다. 사실여부와도 상관없다. 모든 것은 싫은 쪽으로 귀결된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이 보인다. 일단 감정이 그리 쏠리니 그렇게 한 마디 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가장 불쌍한 부류.
셋째가 컨셉잡는 부류들이다. 즉 악플러가 컨셉이다. 그래서 그다지 감정도 없으면서 짐짓 악플이라고 써서 난다. 가만 보고 있으면 어색한이 팍팍 느껴진다. 악플은 달아야겠는데 이걸 어떻게 달아야 할까. 그래도 상당히 노력형이랄까? 이른바 말하는 관심종자들이다. 악플이라도 달아 관심을 받아보고 싶다.
넷째가 현실불만형이다. 그냥 아무나 붙잡고 욕설을 하고 싶은데 그 대상이 인터넷상의 누군가인 경우. 둘째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그 증오가 불특정다수에게 향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할 수 있다. 대상도 모호하고 이유도 불확실하고 그냥 욕하고 미워하기. 역시 불쌍한 부류다.
아무튼 글이라는 게 지문과 같아서. 아닌 것 같아도 다 드러난다. 어떤 심리에서 글을 쓰는가. 그림은 더 확실하지. 괜히 그림을 가지고 정신감정하는 게 아니니까. 흥미로운 부분이라 하겠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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