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지식인이란 중요한 것이다. 나 역시 깜빡 넘어가고 있었다. 김흥국이라는 이미지와 내규라는 말 한 마디에. 어째서? 당연하지 않은가?
하지만 만일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글을 썼다고 더 이상 회사에 나오지 말라 한다면 어떨까? 그것도 내규라고. 그냥 그러라고 할까?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누구에게나 양심과 표현의 자유가 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재량의 영역이다. 솔직히 나는 북한을 찬양하고 미화한다고 처벌받아야 하는 국가보안법을 이해 못한다. 북한보다 더 나은 나라 만들면 그같은 찬양과 미화에 동조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래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어서 지지행사에 나가고, 유세를 지원하고, 그런데 어째서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잘려야 하는가? 김흥국이 유세를 지원하고 나서면 당락이 결정되는 그런 연예인이었던가? 아니 그러면 또 어떤가? 그런 연예인의 지지를 끌어낸 것 또한 개인의, 혹은 정당의 힘일 것이다. 그냥 그런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라디오진행을 하고 있구나. 굳이 방송이라는 매체를 빌어 이야기만 하지 않으면.
사실 더 웃기는 건 평소 세상일을 이야기하면서 거기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자체가 다 정치적이라는 것이다. 환경이라든가, 성문제라든가, 외국인 문제라든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 등등... 정치가 아닐까?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도 연예인의 권익을 위해 그에 적절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자를 지지하고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단지 정치적 성향을 드러냈도... 방송에서 대놓고 지지하지 않았다면 그 또한 사적 영역이다.
웃기지도 않아서. 그러니까 네티즌이라는 것들이 완장질하며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넘어가서는 안 되는데 나 역시 한국인이다 보니. 정말 진중권이라는 사람의 지성이 대단하다.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최소한 나로 하여금 생각케는 한다. 그는 정말 소중한 존재다.
반성한다. 김흥국은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어찌되었든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판단을 했고 선택을 했고 행동에 나섰다. 그것을 연예인이라 해서 금지한다면 민주주의라는 자체를 부정하는 것밖에 안된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활동은 안된다. 연예인은 민주주의에서 예외다. 그러니까 인권도 사람 가린다는 말이 태연히 나온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인가?
김흥국씨를 지지한다. 그리고 그동안 무심했던 것을 사과한다. 모든 개인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영역에서. 민주주의의 기본일 것이다. 잊고 있었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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