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 - 다시 씨발...

까칠부 2011. 7. 8. 19:25

몇 번을 다시 봤다. 그리고 간격을 두고 조금 전 다시 보았다.

 

생각했다. 이제는 면역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았을까?

 

개뿔!

 

처음에는 참았다. 억지로 견뎠다.

 

난 괜찮아! 이제는 괜찮아!

 

하지만 어느새 촉촉히 젖어오는 눈시울을 어쩌란 말인가?

 

다른 건 다 넘어가도 만남을 부르는 그 어색한 떨림은 도저히 안되겠다.

 

제대로 "나는 가수다" 디스라 생각한다.

 

시간대 잘 옮겼다. 왜 "나는 가수다"가 시들했는가?

 

그냥 보니 좋다. 그러나 같이 보니 상성이 최악이다. 밋밋해진다.

 

노래란 목이 아니라 가슴으로 부르는 것임을.

 

잘 불러서가 아니라 진실되게 부를 때 감동이 있는 것임을.

 

"나는 가수다" 저격용으로 이 이상이 없으리라.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다시 돌려본 것이 남자의 자격 배낭여행.

 

눈물이 씻긴다.

 

비일상의 파격은 결국 시간이 흐르면 지루해진다.

 

그러나 일상의 유쾌함은 시간이 흘러도 항상 여전하다.

 

따뜻한 바람이 부는 것 같은.

 

아마도 그것이 사람들이 배낭여행편을 혹평한 이유겠지만.

 

놀라움이 없다. 대단한 무엇이 없다.

 

기대하고 보게 된다. 무한도전처럼. 특별한 무엇이 없는가?

 

하지만 태연히 옷도 갈아입지 않고 샤워도 않고 보는 앞에서 발톱을 깎는다.

 

그런 예능에 그런 특별함을 기대한다는 건 무리지.

 

그냥 맡기면 된다. 흐름에.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듯. 거기에 재미가 있다. 공감하는 재미다.

 

호주의 하늘을 보는 듯. 호주의 바람을 맡는 듯. 즐겁고 유쾌한.

 

이래서 내가 남자의 자격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전편을 소장하고 시시때때로 보는 중이다.

 

배낭여행은 그 가운데 가장 다시 보고 싶은 에피소드.

 

석모도편과 비견할 만하다.

 

청춘합창단은 글쎄...

 

실험한 결과 이게 면역이 안 된다.

 

볼 때마다 눈물이 주룩주룩...

 

내가 이렇게 눈물이 많았나?

 

돌아버리겠다. 그래도 이번주는 좀 낫겠거니.

 

다시 봐도 또 재미있는 예능.

 

그리고 눈물을 쥐어짜는 프로그램.

 

눈이 아프고 머리가 아프다. 그리고 호주의 바람으로 개운하다.

 

즐겁다. 재미있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