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XIC이 최종예선에서 "내마음의 주단을 깔고"를 편곡하면서 더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리틀 크림 소다의 리프를 갖다 쓴 것으로 뭐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김태원도 "무정블루스" 부르면서 파이지앵 워크웨이를 편곡해 넣거든? 아마 최근 콘서트에서도 그러고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걸 두고 샘플링이라 한다. "네버엔딩스토리"에서도 "생각이나"에서도 백설공주의 OST와 아일랜드 민요를 샘플링해 쓰고 있었지.
오마주의 의미도 있다. 트리뷰트의 의미도 있다. 어쩐지 음악을 편곡하다 보니 이것을 썼으면 좋겠다. 상업적인 의도에서라면 원곡자와 저작권 클리어를 하면 되겠지. 하지만 이런 종류의 일회성 공연에서라면 양해되는 수준이다. 오히려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라는 노래를 그런 리프를 넣어 편곡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원작자가 보았어도 오히려 자신의 음악으로 이렇게 훌륭하게 재구성해서 편곡했다는 사실에 놀라고 감탄했을 것이다. 연주는 누가 보아도 훌륭했다. 과연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리프가 너무나 음악과 무대에 맞게 훌륭하게 쓰이고 있었다. 이런 것은 오히려 원작자에게도 희열이 된다. 물론 그것이 상업적인 의도에 의해 쓰였다면 거기에 대한 요구가 있겠지만.
상업적인 무대였는가? 방송은 상업적이었어도 무대는 아니었다. 오디션이었고, 더구나 기성곡을 편곡해 부르는 자리였다. 만일 그것을 음반으로 내면서 자작곡처럼 홍보했다면 문제가 되었을 테지만 무대가 그런 무대였는데. 설마 심사위원들이 몰랐을까? 알고서도 합격시켜주었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이겠는가? 음악인이라는 게 평생 남자의 손길조차 닿아서는 안 되는 성처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음악과 사귀고 음악과 연애하며 음악을 낳는 존재일 것이다. 그들은 그 무대에 걸맞은 음악을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리프를 빌어 훌륭히 생산해내고 있었다. 뭐가 문제일까?
오디션의 성격을 보기 바란다. 무대의 특성을. 무엇을 요구했는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가? 듣자니 기타리스트 자신도 그것을 오마주 형식으로 넣은 것이라 하던데. 참 음악을 이렇게도... 아니 음악을 안 듣는 사람이 리프 갖다 쓴 걸 알아차릴 리 없잖아?
결국 표절이라는 것에 너무 예민해진 탓이다. 그래서 관행이라 할 수 있는 샘플링에 대해서도 표절이라. 이런 종류의 오마주에 대해서도 표절. 세상이 각박해진 것이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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