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게이트플라워즈 - 백인의 블루스, 록의 원점...

까칠부 2011. 7. 19. 19:13

예전 농담처럼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왜 흑인 록커는 드물까?"

 

그 답은,

 

"흑인은 블루스를 하니까."

 

백인이 하니까 록. 흑인이 하면 블루스.

 

귤이 회수를 넘어가면 탱자가 되듯 블루스를 백인이 하게 되면 록이 된다.

 

당장 비틀스와 레드제플린만 하더라도 그렇다. 초기 앨범에서 블루스의 영향을 빼면 뭐가 남을까?

 

우리나라에도 신중현 선생이 있다. 록의 전설이지만 블루스의 전설이기도 하다.

 

유럽으로 건너간 록은 그러나 유럽의 클래식의 전통과 만났다. 아트록. 프로그래시브. 무엇보다 메탈.

 

그러나 기교적으로 흐르던 유럽의 록에 비해 미국 본토의 록은 여전히 그 원초적 본질을 추구했다.

 

결국 돌고 돌아 나타난 것이 90년대 얼터너티브. 정확히는 그런지. 펑크와 사이키델릭의 새로운 해석이다.

 

지미 핸드릭스의 커버를 들으며 이 밴드는 정말 진짜구나. 이보다 더 어울리게 연주할 수 있는 팀이 있을까?

 

처음 듣는 순간 오래된 블루스 기타를 듣는 줄 알았다. 보컬 역시 제대로 흑인삘 블루스였다.

 

그러나 저 원초적인 강렬함은 무언가. 속에 있는 것을 모두 터뜨려 버리는 듯한 저 전율은.

 

어느새 어깨를 들썩이다가 고개를 치켜든다. 그리고 외쳐 부른다. 우와악!

 

바로 이것이 처음 록음악인들이 빠져들었던 록의 원점이었을 것이다.

 

인간의 원초적 감수성 - 아니 본능을 자극하는 그 암울한 소울. 멀리 돌아왔지만 원점은 거기에 있다.

 

자유자재로 노니는 기타는 정말 탁월하다. 마치 음악 위를 헤엄치는 듯하다. 아니 뛰어다니고 있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마치 소리가 하나처럼 들린다는 것. 기타와 보컬이 둘이 아니다. 베이스가 따로 들리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또 듣다 보면 하나하나가 자유롭다. 아, 밴드로구나.

 

온  몸이 꼬이는 듯 주체할 수 없다. 무언가 해야 하는데. 무언가 해야 하는데. 본능의 자극일까?

 

들으면 들을수록 깊은 맛이 난다. 너바나가 처음 나타났을 때 사람들의 느낌이 이랬을까?

 

너바나보다도 더 오래되고 더 근원에 가깝다. 이런 음악을 하는 밴드도 있었구나.

 

신대철이 코치를 하겠다고 나섰을 때 그래서 솔직히 의심했다.

 

"설마 퍼스트기타 꿰차고서 시나위라 이름 바꾸는 것 아냐?"

 

신대철의 음악도 자유를 기점으로 그렇게 바뀌었거든.

 

아니 신대철이 듣고 자라온 신중현의 음악이 그랬다. 블루스와 사이키델릭.

 

신대철도 자극 받아 시나위 10집을 들고 나올 지 모르겠다. 드러머는 남궁연일까? 하하.

 

아마 가장 반응이 좋은 것도 그같은 록의 원점에 대한 향수일 것이다. 로큰롤!

 

노래를 듣는 순간 바로 튀어나왔다니까.

 

"로큰롤~~!!"

 

이게 바로 로큰롤이겠지. 어떤 계산도 궁리도 없는 정직간 소리. 아름다운.

 

액시즈가 신대철과 함께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심술궂지만 어쩔 수 없다.

 

한동안 이것만 듣고 살아야겠다. 최초의 아이돌은 록음악이었음을. 그렇다.

'대중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활이 락이냐?  (0) 2011.07.26
박완규의 비극...  (0) 2011.07.22
게이트플라워즈 - 로큰롤...!!!  (0) 2011.07.13
블루니어마더 - 자작곡도 상당하잖아?  (0) 2011.07.13
나는 가수다 - 미스터...  (0) 2011.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