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Ref도 방송에 나와 말한 바 있었다. 해체하고 싶어서 해체한 것이 아니었다. 소속사에서 Ref가 유지된 채 다른 회사로 가면 안 되니까 이성욱만 꼬드겨 일방적으로 해체시켜 버린 것이었다. 물론 이성욱 역시 소속사에 발이 묶인 채 음반을 내지 못했다.
그런 예가 비일비재하다. 아마 슈퍼스타K에도 출연했던 샤크라의 전멤버도 소속사에서 음반을 내주겠다는 제의에 다른 기획사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소속사에 남아 재계약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속사는 음반을 내주겠다는 기약조차 업고. 오죽하면 백지영이 불쌍하다 안타까워하고 있었을까.
수익배분도 투명하지 않았다. DJ DOC도 그래서 3집을 내던 당시 120만장만 팔면 계약종료인데 98만장에서 집계가 이루어지 않았더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결국 그것 때문에 30억이라는 막대한 계약금을 모조리 위약금으로 물어주고 나와야 했었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천년의 사랑"이 그렇게 히트했는데 당사자인 박완규는 그 노래가 그렇게 히트했는지도 몰랐다고 했을까. 그만한 히트를 기록했으면 어느 정도 돈도 벌고 했어야 하는데 그때도 내내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려야 했다고 한다. 이후로도 계약문제도 음반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박완규의 활동이 뜸했던 것은 그런 이런저런 복잡한 외적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보면 된다.
한국 대중음악계의 고질적인 문제일 것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다른 선진국에서는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그들을 예우한다는 문화가 있다. 아티스트와 그들이 하는 음악이란 곧 돈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우하며 존중하며 관리한다. 그러나 한국은 같은 돈이기 때문에 함부로 대한다. 차이라면 아티스트를 통해 돈을 버느냐? 돈을 위해 아티스트를 이용하느냐? 그래서 한국사회에서는 아티스트가 아닌 딴따라다.
그래서 아티스트는 결국 소모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소모라도 되면 다행이다. 돈은 받지 못해도 노래라도 부를 수 있다면. 언젠가는 풀리는 날이 있겠지. 그러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아예 가수의 앞길을 막아 버린다. 음반 네 장을 내기로 했다면 세 장까지만. 네 장째는 계약 끝나면 다른 회사로 갈 수 있으므로. 아티스트보다는 단지 다른 회사가 채갈까 그게 더 고민이다. 그렇게 망가지는 가수들 적지 않다. 활동은 활동대로 못하고 그렇다고 다른 데로 가지도 못하고. 오히려 다른 데로 갈까 아예 관리를 포기해 버리고.
박완규만한 가수가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까지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일 것이다. 그러니까 히트곡 있다니까. 그래서 어느 정도 상업적 성공도 거두었다. 그것만 가지고도 행사를 뛰었으면 어느 정도는 수입을 기대해도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음반도 4집 이후로는 없고. 마지막 싱글도 김태원과 부활이 있어 냈던 것이었다.
나아졌다고 하는데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그래도 동방신기의 경우가 있으니 아이돌과의 계약관계도 조금은 나아진 듯 싶은데. 연습생에 대해조차 데뷔시킬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회사에 가서 데뷔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 그러고 보니 유진박 사건 터진 게 얼마 전이다.
인간을 수단으로 여기는 사고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다. 아티스트조차 수단이다. 그들이 생산해내는 음악조차 단지 수단으로 소비될 뿐이다. 대중이 그렇고 자본이 그렇다. 그나마 나아지기는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로 인한 희생자들이 여기저기 많으니. 그래봐야 이혼이라는 한 가지 이슈만 부각되고 말겠지.
노래가 히트해도 히트한 줄도 모르고. 계약관계로 인해 정작 노래를 히트시키고도 제대로 된 댓가도 받지 못하고. 음반 판매하고 인세라도 받게 된 게 이제 20년이 채 안 될 것이다. 여전히 계약에 있어서는 을일 테고. 그리고 여전히 대중들에게도 딴따라일 것이고. 그냥 그렇다는 거다. 그냥. 박완규가... 박완규만한 아티스트가 이렇게 어이없이 망가지기도 하는구나.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아티스트가 아닌 연예인이라 불려야 하는 현실에서. 자본에 의해 휘둘려야만 하는 현실적 여건에서. 대중조차 아티스트를 존중하지도 존경하지도 않는다. 그들로 인해 얻는 기쁨과 이익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에서도. 인간이란 목적이어야 하는데. 도덕교과서의 이야기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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