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한 대로다. 유희열이 말했지. 구하라의 음색이 중저음에서 찰지다고. 그보다는 중음역에서 살짝 뒤집히는 것이 상당히 끈적인다. 끈적인다는 말은 내가 좋아한다는 뜻이다.
물론 어느 정도 과학의 힘을 빈 것이 있다. 평소 듣던 구하라의 목소리에 비해 상당히 기름지다. 약간의 효과를 넣었다 봐야 하지 않을까? 특히 초반 도입부에서는. 더구나 도입부와 후반의 노래가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다른 것으로 보아 다른 시간, 혹은 다른 날에 부른 노래를 한 데 모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기는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 과학의 힘을 빌어 노래를 부르는 것이 뭐 문제일까.
아쉽다면 도입부에서 나타난 리듬감의 문제일 텐데. 하지만 사실 리듬감의 문제보다는 발성의 문제가 더 큰 듯 보이는 관계로. 말하자면 리듬을 타야 하는데 힘이 부족해서 중간에 퍼지는 모양새랄까? 완만한 멜로디와 리듬에서는 그렇게까지 파탄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역시 후반부에서는 어느 정도 노래연습도 되었고 노래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있었던 듯.
과학의 힘을 빌었다고는 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목소리라 할 수 있다. 잔잔한데 묘하게 끈적이는 게 있다. 한 마디로 섹시하다. 나만의 취향인지는 모르지만. 발성과 호흡을 키워서 리듬감을 조금 개선하면 솔로로 무대에 서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구하라는 역시 연기보다는 무대 타입이다.
아무튼 예상한대로 아주 못쓸 목소리는 아니다. 고음에서의 목소리가 내 예상과는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가성도 그럭저럭 되고. 아, 비성은 여전히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중요한데. 흠...
들을만은 하다. 어쿠스틱한 연주가 담담하니 구하라의 목소리와 어우러지기도 하고. 기교보다는 음색이다. 편곡자의 의도가 느껴진다. 김지수라고? 가능성을 보았다는 데 의의를 둔 데 의의를 두면 되겠다.
잘하면 이지연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처음 구하라의 목소리를 들으며 떠올린 것이 이지연이었는데. 과학이 도와준다면. 무대에서 부르는 것도 보고는 싶다. 가능성은 없겠지만. 좋다. 어쨌든.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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