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는 지금 기회가 좋다!

까칠부 2009. 12. 28. 19:35

첫째 지금 구하라를 아는 사람은 아직 그리 많지 않다. 역시 아직은 소녀시대가 대세고 카라는 한참 뒤쳐진 2선급이다. 카라에서도 아직까지 대세는 한승연이고.

 

둘째 따라서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하라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에도 별로 관심들이 없고 구하라에 대해 특별히 기대하는 것도 없다. 그녀 자신도 아직 대단한 위치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다.

 

셋째 그런데 지금 구하라는 무려 세 개나 되는 리얼버라이어티에 - 그것도 각기 성격이 다른 프로그램들에 동시에 출연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게 어째서 좋은 기회냐고? 돌이켜보기 바란다. 아이돌로써 인기를 얻고 다른 분야로 진출했을 때 가장 크게 좌절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기대치다.

 

일단 인기아이돌이기에 갖는 화제성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그러면서 아이돌이기에 갖는 편견과 인기스타이기에 갖는 기대가 어우러지며 그에 미치지 못할 때 가차없이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다. 그래봐야 아직 그쪽 분야에서는 신인에 불과한 것을.

 

차라리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조역부터 시작했다면. 시청율에나 프로그램의 평가에 대해 전혀 부담이 없는 위치에서 시작했다면. 그러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 점차 자기 자리를 찾게 되었다면.

 

내가 생각하는 게 그거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아무도 기대를 갖지 않는다. 설사 프로그램이 폐지되더라도 누구도 그녀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이 없다. 나오는줄도 모른다. 그런데 기회가 왔다. 얼마나 좋은가?

 

이제 데뷔한 지 1년 반, 무대에서 카메라를 찾을 수 있게 된지도 1년이 채 안되었고, 나이 또한 해가 넘어가야 겨우 20살이다. 젊다기에도 아직 어린 나이고 신인이다. 과연 이미지관리고 뭐고 따질 때일까?

 

한승연도 예전에 나와서 그랬었다.

 

"진행 하면 역시 저죠!"

 

MSL브레이크에서 혼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얻은 경험에 대한 자신감이다. 소소가백에서 그녀는 자신의 자신감을 훌륭하게 입증해 보였었다. 육감대결에 고정출연하면서 이경규 하는 걸 잘 눈여겨 보고 배운다면 아마 장차 훌륭한 여자MC 하나 나오게 되리라. 놀라운 개인기는 없어도 정리하는 입담은 재치가 있으니.

 

한승연더러 지금 다시 MSL브레이크에 출연하라 한다면 어떨까? 인지도도 있고, 또 이미지라는 것도 있고, 사람들의 기대라는 것도 있으니까. 만일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러면 까이는 거다.

 

"역시 아이돌은 어쩔 수 없어."

 

그러나 아직 신인이었기에 그녀는 자신의 서툴고 어색한 부분까지도 인정받으며 점차 경험을 쌓고 실력을 쌓고 인지도도 높여갈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당시 한승연이 이미지관리한다고 그것을 또 거부했다면?

 

젊어서의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고생을 하라는 게 아니라 경험을 하라는 것이다. 경험은 결국 나중에는 훌륭한 자산이 된다. 더 많은 것들을 더 몸으로 부딪히며 고생하며 배우라. 원래 뭐든 몸으로 배우는 것이 훨씬 빨리 배우고 오래 남는다. 비록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겠지만 한승연에게도 그것은 그녀의 훌륭한 자산이 되어 남으리라.

 

구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직 신인이다.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배워야 하는 것도 많다. 그 가운데 리얼버라이어티도 포함되어 있다. 그것도 전혀 다른 스타일의 프로그램 셋이다. 이미 자리를 잡은 청춘불패와 전통의 명가 일밤의 한 코너와 케이블TV의 시트콤버라이어티. 전혀 다른 스타일이고 전혀 다른 방식이다. 놓인 환경도 다르고 시청자에게 접근하는 방식도 다르고 구하라 자신이 보여주어야 할 것들도 다르다.

 

물론 구하라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연기를 하게 될 지, 아니면 어느날 득음을 하고 무대에 서는 일이 더 많아질지, 그도 아니면 다른 어떤 길을 선택해 그리로 갈 지.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라도 지금은 경험하고 배워야 하는 것이다. 아직 신인이기에 그녀는 아직 그래야 할 입장이다.

 

얼마나 좋은가? 벌써 헌터스 하나 말았지만 누구도 그녀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청춘불패에서도 누구도 그녀에게 크게 기대한 것이 없었다. 카라베이커리에서 청춘불패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누가 그녀를 탓하던가? 아니 사실 시쳥률도 청춘불패조차 그리 높게 나오지 않고 있다. 마음껏 배우고 경험하면서도 누구로부터도 책임을 묻거나 비난받을 일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기회가 주어질 만큼 인지도가 쌓이고 그렇다고 책임을 물을 만큼 기대를 받지는 못하는 지금이기에. 잘해서 뭔가를 보여주면 청춘불패처럼 확 뜨는 것이고, 아니더라도 헌터스처럼 조용히 묻히게 되는 것이고. 과연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그럴 수 있을까?

 

그런데도 하나도 아닌 셋이나. 그것도 전혀 다른 스타일과 방식으로. 더 많은 다양한 선배들과 어울릴 기회조차 주어진다. 함께 프로그램을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듣고 배울 수 있을까? 과연 이미지소모를 걱정해서 그런 것들을 포기해야 할까?

 

비록 당장은 얻는 게 없을지 모른다. 말처럼 체력만 소모하고 이미지만 낭비하고 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정도로 이미지 소모하고 끝날 것이라면 일찌감치 연예계생활 접는 게 낫다. 고작 이 정도로 이미지소모된다고 징징거릴 수준이라면 일찌감치 연예계 생활 그만두고 다른 일 찾는 게 낫다.

 

연예계라는 게 결코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곳은 하나의 전쟁터와도 같다. 냉혹하기 이를 데 없는 시청자들로부터 선택되기 위해 피투성이가 되어 싸워야 하는. 이미지관리씩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전장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아주 적은 수의 특별한 사람들 뿐이다. 그곳에 올라가기까지는 누구라도 그 싸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이미지관리?

 

차라리 부딪혀 깨지는 것만 못하다. 부딪혀 깨지면서 아는 것이다. 세상의 무서움을. 세상의 냉엄함을. 그리고 아직 자기가 알지 못했던 세계를. 그것들은 분명 언젠가 도움이 된다. 연기를 하든, 무대에 서든, 아니면 다른 일을 하든. 더 힘들고 더 어렵기에 그것은 보이지 않게 싸여 든든한 밑천이 되어준다.

 

당장 토크만 해도 그렇다. 방송에 나와 낯을 가린다? 말을 못한다? 결국 그런 것들을 해결해주는 것도 경험인 것이다.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조언도 듣고 또 스스로 이야기거리도 만들고, 아무리 말을 못하는 사람도 군대 갔다 오고 나면 군대 이야기에서만큼은 빠지지 않는 법이다. 무대에서 곱상한 표정만 짓고 있어서는 얻지 못할 것들이다.

 

아마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구하라는 내년 대학에 진학할 것이다. 연극영화과를 생각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연기를 제대로 배워 볼 생각이겠지. 그것도 좋다. 아이돌로 현재에 만족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건 아직 어린 나이에 훌륭한 선택이다.

 

그렇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는가면 현장에서밖에 배울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나중에 더 자라고 더 인기를 얻게 되면 배울 수 없는 것들이다. 나중에 진짜 톱스타가 되어서 이런 예능프로그램에서 시청률에 대한 책임까지 떠안고 구를 수 있겠는가?

 

그래서 좋은 기회라 하는 것이다. 아직 여러가지로 부담이 적은 지금이. 큰 기대도 없이 얼마든지 서툴로 어색할 수 있는 지금이. 나중에라면 기회가 없거나 있어도 부담때문에 하지 못할 그런 것들이.

 

이미지관리는 말했듯 관리할 것이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 카라가 소녀시대급도 아니고, 구하라가 소녀시대급으로 인지도나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아직 어리고 신인 아니던가?

 

아직 자신의 가능성을 다 보인 것도 아니다. 아니 어떤 가능성이 있는가도 다 찾지 못했다. 찾지도 못한 가능성을 이미지관리라는 명목으로 뒤로 물러나 단단한 껍질을 둘러쓰고 가두어두어야 하겠는가? 언제 어디서 어떤 가능성이 눈앞에 나타날지 모르는데. 그런 기회들을.

 

다시 말하지만 고작 이런 정도로 이미지소모를 걱정할 것이라면 연예계 그만두고 다른 일 찾는 게 낫다. 고작 이런 정도로 이미지소모를 걱정할 정도라면 고작 그런 정도에 불과할 터이니.

 

내가 구하라에게 청춘불패에서 반드시 배우라 말하고 싶은 것,

 

"땀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겪는 고통들은 그것을 딛고 일어섰을 때 언젠가 든든한 자기만의 자산이 되어 준다.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주위에 아무도 없게 되어도 자신이 쌓아 온 그것만큼은 결코 자신을 배반하지 않는다.

 

물러서서 관리할 때가 아니다. 멈춰서서 주위나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아마 그녀도 알고 있을 것이다. 방송을 보면 안다. 진심으로 즐기고 있음을. 진심으로 주어진 기회들을 누리려 하고 있음을. 내가 더욱 구하라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이유다.

 

구하라에게는 아직 남은 시간이 수만리다. 그 길에서 한 번 쯤 넘어지더라도 그것이 끝은 아닐 것이다. 다시 일어날 것이고 다시 나아갈 것이고, 그럴만한 의지와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도록 북돋아주어야 한다. 정히 힘이 들어 하면 그때 손을 내밀어 잡아주더라도.

 

지켜보아주어도 좋지 않을까? 그녀의 미래를. 가능성을. 지금은. 애정을 가지고. 믿음으로.

 

아직 구하라가 - 아니 구하라만이 아니라 카라가 가야 할 길은 멀다. 더 높이 날아 더 멀리 가야 할 터다. 그녀들 스스로 가야 할 길이다. 지레 한계를 정하는 것은 오만이며 무례다. 한계를 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무튼 도대체가 뭔놈의 카라나 구하라를 벌써 톱스타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이리 많은지. 데뷔야 오래되었지만 대중에 알려지기로 따지면 아직 멀었다. 도전해야 할 때지 지켜야 할 때가 아니다. 하물며 데뷔조차 늦고 대중에 알려지기도 한참 늦은 구하라 입장에서야.

 

톱스타놀음은 나중에. 진짜 나중에 더 할 것이 없어지면 그때 가서. 이미지관리니 뭐니 하는 것도 그때 가서 지킬 것이 많을 때 하면 좋을 것이다. 지금은 이르다. 아직 그녀들은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