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광의 재인 - 치유계 재인, 그러나 여전히 흐릿해서 보이지 않는다

까칠부 2011. 10. 28. 08:28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누구에게나 저 깊은 곳에는 아직 순수가 남아 있고, 오로지 진심만이 그 순수를 끌어낼 수 있다. 그래서 캔디형 주인공이란 치유계일 것이다. 그 긍정과 낙천의 에너지로 순수를 일깨우고 그에게 웃음을 되찾아 줄 수 있다.

 

엉뚱한 곳에서 반전이 만들어진다. 서인철(박성웅 분)이 보낸 사람들에 의해 납치당한 윤재인(박민영 분)은 오히려 그로부터 도망지려는 도중 부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서인철을 만나 그를 구해준다. 그의 상처입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 진심으로 대하는 윤재인의 모습에 서인철도 어느 정도 감명을 받은 것 같다. 처음으로 서인철이 서재명(손창민 분)의 명령을 어기고 윤재인을 보호하여 아예 서인우(이장우 분)와 이어주려 한다.

 

흥미롭게 되었다. 김영광(천정명 분)의 누나인 김경주(김연주 분)은 서인철과 내연의 관계이고, 김영광과 서인우가 허영도(이문식 분)의 영업팀에 시험을 보려 하는데 서인철의 개입으로 윤재인마저 서인우 당당으로 옮겨간다. 서재명과 서인우, 서인철, 여기에 김영광과 윤재인까지 사건의 중심인물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보다 복잡하게 밀도있게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인우와 김영광마저 같은 팀이니 윤재인은 그 사이에서 직접 얽히게 된다.

 

과연 서인철이 굳이 윤재인의 존재를 서재명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자신을 치료해 준 은혜에 대한 보답이었을 것인가. 아니면 윤재인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그의 본심을 감추고자 그러는 것인가?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로 보여진다.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무대는 만들어지고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들면서 본격적인 시작을 준비한다.

 

윤재인의 어머니 여은주(장영남 분)마저 깨어나며 보다 이야기가 복잡하게 전개될 준비가 갖추어지고 말았다. 여은주의 소생과 여전히 모호한 윤재인의 행방과 서인철의 감춰진 의도, 과연 서인우와 김영광(천정명 분) 그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 허영도의 영업 1팀에서 서인우와 김영광이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되는가에 드라마의 성패가 달려 있을 것이다.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라 관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무언가 아직도 색깔이 흐릿하다. 어떤 드라마인가? 어떤 내용의 무엇을 추구하는 드라마인가? 무리하는 듯 장면장면마다 힘은 잔뜩 들어가 있다. 스타일을 보여준다기보다는 어딘가 산만하고 폼만 잡는 느낌이다. 다만 그럼에도 캔디류의 드라마는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코드일 것이다. 단지 그것으로 끝나는가가 문제일 것이다. 박민영은 타이틀롤로서 매력이 충분하다.

 

남편이 밖에서 낳아 온 자식이라며 그리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더니만, 그래도 늦게 들어오니 걱정되어 통금까지 정해준다. 그런 게 아마도 인지상정이라는 것일 테지만. 또 하나 흥미를 끄는 부분이다. 과연 김영광 가족과 윤재인은 어떻게 발전되어 가게 될 것인가? 알면서도 궁금하다. 아쉽다.

 

http://www.stardail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