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아2는 기본적으로 가로해상도 720 이하의 파일만을 지원한다. 더구나 디빅스 가운데서도 어떤 코덱들은 전혀 재생하지 못한다. TCPMP를 쓰면 어지간한 저화질 코덱을 다 지원하지만 이건 65000칼라다. 그럴 거면 굳이 아몰레드를 쓸 필요가 어디 있는가? 인코딩이 필요하다.
그런데 귀찮다. 고작 동영상 하나 보자고 인코딩까지 해야 할까? 그래서 사실 그동안 거의 동영상을 보지 않았다. 동영상을 제외한 거의 다른 용도로만 옴니아2를 사용했다. 그러다 생각했다. 그냥 새로 스마트폰 하나 마련해야 할까? 옴니아케어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이것 좋다.
그러나 문제가 나는 전화를 그리 많이 쓰지 않는다. 밖에서 인터넷도 않는다. 한 마디로 요금제며 할부금이며 모두 낭비다. 할부금 빼고 약정요금이 거의 그냥 나가는 돈에 가깝다. 무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싼 스마트폰은 그만한 필요가 있는 사람이 쓰는 것이다.
그래서 눈을 돌렸다. 전화는 옴니아2로 계속 쓴다. 그다지 불만은 없다. 이런저런 소리들이 들려오고는 있지만 정작 내가 옴니아2로 어떤 불편을 느끼거나 한 적은 거의 없었다. 대신 부족한 멀티미디어에 대해 다른 기기를 알아보자. 마침 5인치급 PMP들이 제법 싸게 나왔다. 계획수정이었다.
알아보았다. 일단 요구사양은 액정 5인치 이상, 해상도 800*480 이상, 동영상은 필수 이북과 만화보기도 되어야 한다. 라디오와 DMB도 넣었지만 DMB는 어차피 옴니아2로도 잘 나오니까. 그러다가 다시 추가된 것이 안드로이드 지원이면 이런저런 요구사항들 다 해결되겠다.
그래서 결정했다. 포유디지털에서 나온 아이뮤즈MX10. 미니타블렛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무려 안드로이드2.3 진저브레드 탑재기기였다. 가격대도 착했다. 최저가 15만원대. 이것저것 옵션 달아도 18만원. 이만한 가격에 이만한 스팩은 없다. 조금 더 알아보고 바로 질렀다. 바로 그제였다.
오늘 물건을 받아보았다. 역시 생각했던 것만큼 화면이 큼직하니 좋았다. 물론 기계 자체도 큼직했다. 무게가 무려 200그램대. 하기야 100그램이나 100그램이나 그 차이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갤럭시s2보다 더 큰 화면이 눈길을 끌었다. 제대로 산 것 같다.
물론 착각이었다. 디자인은 예쁘다. 굳이 여기에 사진 올릴 것도 없이 찾아보면 나온다. 상당히 쓸만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정작 화면을 켜고 나니 단점이 눈에 들어온다. 물빠진 액정. 화소는 크고 색감은 물빠지고 무엇보다 물결이 인다. 다행히 불량화소나 빛샘은 없다. 하기는 그래서 15만원대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터치감은 감압식치고 꽤 괜찮다. 가끔은 너무 민감해 문제로 여겨질 정도다. 어차피 옴니아2도 감압식이니 새삼 감압식에 적응하고 할 것도 없다. 어플들도 잘 돌아가 일단 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어플들을 실행시켜 본 결과 어지간한 것들은 다 되었다. 동영상, 음악, 이북, 만화, 필요로 하는 기능은 모두 충족된다.
화질의 문제도 어차피 모바일기기니까. 항상 옆에 끼고서 쓰는 게 모바일이 아니다. 내 주의는 그렇다. 기왕에 22인치 모니터로 풀HD동영상을 볼 수 있는데 굳이 집에서 PMP로 동영상 볼 일이 뭐가 있는가? 이동하면서 보는 시간도 하루 길어야 한 시간 남짓. 다만 텍스트뷰어로서는 화면이 조금 번질거리는 것이 에러다.
어차피 싸게 산 거다. 싸게 사서 싸게 쓰겠다. 더 좋은 성능을 바랬다면 더 비싼 걸 사면 된다. 그러나 그것이 낭비라 여겨졌기에 싸게 산 것이다. 그리고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성능은 만족스럽다. 화면의 번질거림도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듯. 아주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 가격에 비해서 훌륭하다.
확실히 지인의 갤럭시s2와도 비교해 봤지만 동영상은 화면크기가 깡패다. 화면이 1인치 커질 때 감동은 그 제곱으로 커진다. 화질의 차이는 그 다음이다. 모바일은 더 그렇다. 색감은 아예 비교의 영역이 아니지만 크기에서 오는 만족감은 말로 할 것이 못된다. 텍스트뷰어든 만화보기든. 싸다.
아무튼 만족하며 쓰고 있는 중이다. 이것저것 넣어봐야 하는데, 그러나 역시 떠오르는 문제. 스마트폰에 대해 별 쓸모를 느끼지 못했듯 데탑과 노트북 사이에서 굳이 넣어서 보아야 할 것들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참 삶 자체가 단순한 사람이다. 복잡하게 여러가지 쓰기에는 귀찮고 번거롭다.
게임을 몇 가지 알아보려 한다. 특히 에뮬게임들. 과거 16비트 시절게임이나 오락실 게임들만 돌아가도 대박일 텐데. 모바일에 어울리는 건 복잡하고 대단한 게임이 아니라 보다 쉽고 간결한 게임이다. 그런 정도면 문밖을 나서서 시간 때우기로 그만한 것이 없을 듯. 그런 용도로 사기도 했다.
아, 와이파이. 처음 나왔을 때는 위피라 불렀는데. 그런데 집에 와이파이가 되어야지? 기왕에 그것도 신청해서 쓸까? 하지만 역시 데탑도 노트북도 있는데 집에서 PMP들고 인터넷으로 뭐 할 일이 없다. 이래저래 사람이 단순하고 게으르다. 새삼 깨닫는다. 스마트폰은 낭비였다. 옴니아2도 다 못 쓰고 있다. 항상. 그렇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드 어드밴스드 대전략IV... (0) | 2011.12.10 |
---|---|
타이타니아... (0) | 2011.11.29 |
복면달호 - 촌스럽다... (0) | 2011.08.27 |
꼬꼬면 시식기... (0) | 2011.08.20 |
감탄과 감동... (0) | 2011.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