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MBC의 파업이 어려운 이유...

까칠부 2012. 3. 6. 18:51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를 보더라도 나온다. 모가비에게 공금에 손대게 한다. 그리고 그렇게 빼돌린 공금을 어뚱한 곳에 투자하게 하여 소진시킨다. 천하그룹을 되찾기 위해 유령회사를 만들어 천하그룹의 돈을 빼돌리고 있는 장면도 그렇다. 천하그룹을 되찾고 싶지만 천하그룹이 입게 될 손실에는 관심이 없다.

 

내 것이니 관심이 있다. 내 것이니까 아끼고 조심한다. 그런데 내 것이 아니라면? 어차피 사장 그만두고 나면 MBC와 김재철은 남남이다. 굳이 남남이 될 사이에 MBC의 사정까지 생각해 줄 필요는 없다. 그러다 망하면 할 수 없는 것이고. 낙하산 아닌가? 전문성보다는 정치적 의도에서 임명된 사장이다.

 

MBC의 파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 프로그램이 결방을 하든, 시청률이 떨어지든, 그로 인해 시청자의 원성이 높아지든, 파업이라는 게 결국 경영자를 압박해서 양보를 이끌어내자는 것인데, 아예 사장 자신부터가 MBC에 대한 아무런 애정도 책임감도 없으니. 맨땅에 헤딩이랄까?

 

처음부터 막았어야 했지만. 어쩌겠는가? 국민이 그러도록 시켰는데. MBC가 파업할 당시 시민들을 침묵하고 있었다. 고립된 채 MBC의 저항과 투쟁은 와해되고 말았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MBC 직원들만 불쌍할 뿐. 차라리 시류에 영합하는 영리함이라도 있었다면 이 고생은 안하는 것인데.

 

<샐러리맨 초한지>를 보고 있으면 그래서 입맛이 쓰다. 회사를 사유물로 여기고 회사를 되찾기 위해 사기에 탈법에 손실을 끼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정당하게 기업끼리 경쟁해서 손해를 입히는 것을 누가 뭐라는가. 그러면서도 내가 회사를 물려받아야 한다. SBS가 MBC를 디스한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