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 - 남자 vs 남자, 3주년 자축파티...

까칠부 2012. 3. 26. 10:05

"지금 이 순간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는 최소 열 사람은 넘게 있다."


아이디어회의를 할 때면 항상 습관처럼 하는 말이다. 아이디어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아무라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행동으로 옮겨 현실에 구현하는 것이다. 판단은 그 다음에 내린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필요가 발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최초의 발명자라고 해서 최초의 발견자인 것 또한 아니다. 단지 여러 같은 아이디어를 갖는 사람들 가운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마침내 성공한 한 사람이 발명자가 된다.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수줍어해서도 안된다. 그렇다고 쓸데없이 거창한 기대를 갖는 것도 무리다. 올바로 봐야 한다.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어떤 가치를 갖는다. 무엇보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 그로부터 동기가 발생한다. 동기에서 행동이 이어진다. 아이디어라는 자체를 당연하게 여기는 시각이 필요하다. 어떤 대단하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음에도 누구는 발명가가 되고 누구는 되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것을 일단 행동으로 옮기고 본다. 실패는 당연한 것이다. 실패한 것은 버린다. 혹인 실패한 것들 가운데 실패한 이유를 찾아 다른 가능성에 도전해 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어지는 경우란 없다. 그것은 용기다. 어떤 간절함이다. 의지이기도 하다.


과연 억지로 시킨다고 모두가 자기만의 발명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럼에도 기대를 가져보는 이유일 것이다. 설마 하나쯤은 자기만의 필요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일깨우는 계기가 필요하다. 용기다. 의지다. 간절함이야 있다면 금상첨화다. 방송인이기에 방송의 미션이라는 것이 그 동기가 되어 주지는 않을까. 다만 발명에는 2등이란 없기에 남들 하지 않은 것을 먼저 해야 한다. 그것이 어려울 것이다. 괜찮다 싶은 아이디어는 누군가 이미 써먹었다.


재미있을 것이다. 물론 상품화를 전제로 하고 있기는 하다. 자문을 구한 발명가 역시 발명을 통핸 수익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일까? 굳이 상업적 성공만을 기대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다양한 가능성이 제시될 수도 있다.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시청자의 뇌를 즐겁게 한다. 신선한 충격이다. 그 자체가 예능이 된다. 다만 <남자의 자격> 멤버들 역시 나름대로 활약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히려 예능인다운 독특한 아이디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발명이야 말로 인류의 문명을 지금까지 발전시켜 온 원동력일 것이다. 누군가 필요를 느끼고 그 필요를 현실의 편리함으로 이어갔다. 바퀴가 만들어지고, 수레가 만들어지고, 망치와 톱과 같은 도구들이 만들어지고,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 역시 그렇게 만들어진 발명품이다. 대단한 기술과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전문적인 발명도 있지만 여전히 사람의 일상에는 일상적인 발명을 필요로 하는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다. 과연 현대의 일상에서는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발명을 통해 현재를 본다.


벌써 3주년을 맞은 자축파티도 흥겨웠다. 하필 신화다. 33.5세라는 비교적 젊은나이도 <남자의 자격> 멤버들과 비교가 된다. 하나같이 잘생기고 몸도 좋고 춤까지 잘춘다. 손씨름을 하면서 지레 겁먹고 눈을 떨던 전현무는 없다. 몸이 따라주지 않아 국민약골에 국민할매로 불리고 있는 김태원이며 이윤석과도 다르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쟁을 한다. 손씨름에 이어 자전거타기로, 그리고 다음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을 게다. 여기까지 왔다.


그립기도 하다. 첫회에서 필자의 마음을 울린 김태원의 리마인드웨딩과 지금까지도 최고의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금연미션, 손씨름을 하게 된 원인인 17:1 미션이나 자전거여행 미션도 하나같이 기억에 새롭다. 그때 함께했던 멤버들도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그 가운데 두 사람이 빠지고 새로 두 사람이 추가되었다. 시청률 역시 3%를 겨우 넘던 처참한 수준에서 10%를 훌쩍 넘는 안정적인 수준으로 오르고 있었다. 한때는 20%도 육박하고 있었다. 많이 자랐다. 검정수트로 한결 남성성을 드러낸 신화의 멤버들과의 대결이 나이든 중년아저씨들의 성장을 보여준다.


그래서 자축이다. 마냥 웃고 떠드는 자축이 아니다. 어디까지 왔는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얼마나 남자다워졌는가. 얼마나 남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었는가. 중간평가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그 방향도 제시한다. 하필 최근 다시 활동을 시작한 신화라서도 좋다. <남자의 자격> 멤버들 만큼이나 베테랑으로서의 향기가 있다. 무대 또한 멋지다.


진짜 벌써 3주년이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이경규는 거의 끝난 사람 취급받았었는데. 어디서도 공중파에서는 그를 부르지 않았다. 김국진도 공백이 길었고 김태원도 검증되지 않았다. 이윤석은 방송이란 <남자의 자격> 단 하나였다. 김성민과 이정진도 배우로서 예능에서의 실적이 전혀 없고, 그나마 윤형빈 정도가 왕비호로 대중적인 인기가 한참 높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비록 멤버가 바뀌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항상 10%를 웃도는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격세지감일 것이다. 많이 달라졌다.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남자의 자격>에는 <남자의 자격>만의 색깔이 있다. 3년이라는 시간이 돌려준 성과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남자의 자격>에는 <남자의 자격>만의 개성과 재미가 있다. 그래서 시청률도 10%를 넘어간다.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3주년 '남자 vs 남자'에서의 신화와의 대결이 그것을 보여준다. 재미있다.


언제 폐지되느냐를 두고 심각하던 것이 바로 엊그제인데 이제는 더 이상 그같은 아슬아슬함은 없다. 서운하기는 하다. 너무 많은 사람이 본다. 그만큼 재미 또한 안정적이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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