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순간 귀가 아파왔다. 가슴이 묵직하게 아파왔다. 이 인간들이 해머를 들고 내리치는가? 마키무라 카오리의 100만톤짜리 해머가 어디로 갔는가 했더니 박분홍씨에게 가 있는 모양이다.
거칠던 것이 다듬어졌다. 밖으로 새나가던 힘이 모아졌다. 여전히 사운드는 원초적이다. 끈적이며 본능적이다. 힘이 모이며 후려쳐 온다. 묵직하게. 무겁게. 강하게. 마치 라이브를 현장에서 듣는 것 같다. 바로 무대 앞에서 거대한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를 몸으로 듣고 있는 것과 같다. 이렇게나 대단한 팀이었던가.
음악도 다채롭다. 사이키델릭에서 블루지, 원초의 그런지, 메탈, 하드록, 포크, 펑크, 하지만 그 근본은 다름이난 생동감. 야성이다. 제각각 달리며 하나로 모이는 그 모습은 아메리카의 초원을 달리던 원주민들의 그것과 닮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자꾸 듣게 만든다. 프로듀서 한 사람의 힘이 이렇게 음악을 바꾸어 놓는다.
원래 음악을 잘하던 팀이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원숙미까지 있었다. 10대의 질주와 20대의 열정과 30대의 관조가 있다. 그보다 오랜 기억이 있다. 이것을 무어라 설명해야 할까?
곡 구성도 좋다.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다. 아마 요즘 내가 컨디션만 좋았다면 한 번에 다 들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앨범이란 이런 것이다. 앨범은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음악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앨범을 사야겠다. 음원으로만 들었는데 이건 음반으로 사서 들어야 한다. 그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TOP밴드가 얼마나 고마운지. 그들을 사랑한다. 음악을 사랑한다. 기쁘다.
'대중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라 - 뮤직뱅크... (0) | 2012.08.24 |
---|---|
카라 - 판도라... (0) | 2012.08.24 |
퍼포먼스와 음악성... (0) | 2012.04.12 |
염승식과 버스커버스커 - 비판과 비난에 대해... (0) | 2012.04.03 |
카라 - Girl's Power, Speed Up... (0) | 2012.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