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댄스스포츠란 여성보다는 남성에 불리한 종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파트너를 리드해야 한다. 리드란 반 걸음 앞서 나간다는 뜻이다. 상대의 동작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미리 움직여 공간을 만든다. 그 공간에서 파트너가 움직일 수 있도록 이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춤에 대한 이해와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 파트너와의 신뢰는 필수다.
물론 남성파트너의 리드를 받는 여성의 팔로잉 또한 매우 중요하다.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괜히 힘만 들고 다치기도 쉽다. 너무 뒤쳐져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앞서가서도 안된다. 그러나 역시 남성의 리드가 있어야 여성의 동작도 살아난다. 프로의 리드를 받는 아마추어와 아마추어의 리드에 맞춰가는 프로, 과연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 그 답은 바로 이번주 <댄싱 위드 더 스타2> 4강전의 결과로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을 것이다. 4강전에서 살아남은 3팀 가운데 남성출연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하기는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할 것이다. 당장 3강 가운데 효연만 하더라도 걸그룹 가운데 최고의 춤꾼으로 손꼽히는 한 사람일 것이다. 최여진 또한 어린시절 발레를 배운 바 있었다. 예지원의 경우는 배우로서 그 표현력이 가장 발군이었다. 그에 비하면 지난주 송종국은 축구선수 출신이었다. 이번주 토니안 역시 비록 댄스음악을 주로 하는 아이돌그룹에 몸담고 있기는 했지만 가장 춤과 거리가 멀었던 멤버였다. 당시 동료들이나 그의 팬들 역시 그가 무려 4강까지 오게 되리라 전혀 예상도 못했다. 출발점부터 서로 너무나 달랐던 것이다. 그런데도 무대 위에서 리드의 책임까지 지고 있다.
최여진의 춤은 화려했다. 큰 키에, 늘씬한 몸매, 키만큼이나 긴 팔과 다리, 한 눈에 들어온다. 작은 몸짓마저 너무나 크게 한눈에 들어오고 만다. 귀엽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섹시하다는 말로도 아쉬움이 있다. 예지원의 경우는 특유의 끈적함으로 마치 늪처럼 시청자의 시선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자이브에서는 많이 평이하지 않은가 실망을 느끼고 있었는데 탱고가 그 실망을 모두 날려주었다. 어디를 어떻게 틀렸는가 알아차릴 수조차 없이 관능의 매혹마저 느끼게 하고 있었다. 퀵스텝에서의 우아함과 자이브에서의 특유의 발랄함을 모두 소화해낸 효연은 어떤가.
하지만 그들에게는 박지우가 있었다. 배지호가 있었다. 김형석이 있었다. 단단하게 받쳐주고 세심하게 끌어주는 파트너의 리드가 있었다. 그러나 토니안의 경우 파트너인 배소영의 리드를 받기보다 그녀를 리드해야 하는 입장이다. 파트너인 배소영의 춤이 토니안의 리드에 달려 있는 것이다. 아무리 배소영이 최고의 춤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토니안이 리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들의 춤은 살아날 수 없다. 아마 그와 같은 파트너와 춤에 대한 부담감이 토니안으로부터 자신감을 빼앗아갔을 것이다. 그럼에도 비록 어색하고 서툴지만 댄서로서 당당히 파트너를 리드하고 있는 모습은 그가 그동안 <댄싱 위드 더 스타2>를 위해 들인 노력과 시간들을 보여주고 있을 것이다.
괄목상대라는 말은 이런 때 쓰는 말이다. 아니 모두가 그렇다. 이제는 탈락했지만 최은경, 신수지, 김가영, 송종국, 이훈, 선우재덕, 안타깝게도 데니스강과 김원철은 그 말을 들을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고치 안에서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고 마침내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 팬들조차 믿지 못했다. 동료들조차 그의 노력하는 모습을 믿기지 않아 했다. 구태의연했다. 안이했다. 탈락이 코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4강이다. 가장 뛰어난 네 팀 가운데 하나다. 굳이 탈락을 아쉬워하기보다 지금의 성적에 함께 기뻐하고 싶은 이유다. 떨어졌지만 잘했다.
과연 남은 세 팀 가운데 마지막에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어떤 팀이 될까? 가장 유력한 것은 최여진과 박지우 팀일 것이다. 최여진의 춤은 무결점이다. 시원스런 몸매와 시원스런 몸동작, 그리고 특유의 화려한 연기까지. 예지원의 표현력은 그녀의 무대를 다른 세상으로 보내 버리고, 효연의 능숙한 춤동작은 절로 어깨까지 들썩이게 만든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동갑내기의 화학작용이 좋다. 바쁜 스케줄에, 벌써 몇 주 째 <댄싱 위드 더 스타2>를 촬영하며, 더구나 이번주 무대는 무려 두 개의 춤동작을 소화해내는 것이었다. 그 노력이 좋은 것이다. 부상을 입고, 탈진해 허덕이면서도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지와 열정이 고마운 것이다. 내가 느낀 감동은 그들의 노력과 인내 덕분이다. 그 뜨거움에 여름도 서늘하다.
카메라워크가 좋아졌다. 특히 최여진의 퀵스텝 무대에서 그것을 느꼈다. 크고 당당하고 아름답다. 하기는 그녀는 키가 크다. 멀리 박지우가 달려오고 있었다. 마침 예지원의 무대에서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다음 탱고 무대에서 예지원은 그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리고 있었다. 화면을 쫓기보다 장면을 만든다. 시즌1과는 다르다. 프로그램이 성장한다. 재미있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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