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댄싱 위드 더 스타2 - 연기와 춤을 병행하며, 예지원이 아름다운 이유...

까칠부 2012. 7. 14. 09:06

예전 어느 프로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마추어가 존경스럽다. 자기는 프로다. 이것이 직업이다. 하루종일, 일년내내 이것만 생각하며 이것으로만 살아간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원래의 자기의 직업이 있고 자기의 삶이 있다. 그런데도 두 가지를 완벽하게 조화시키고 있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정확히 누구의 말인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예지원의 무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촬영중이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현장의 열악함을 안다. 쪽대본에, 항상 촬영장에 대기하고 있어야 하고, 밤샘은 거의 기본이다. 드라마 첫회와 마지막회의 배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다르다. 그런데 <댄싱 위드 더 스타2>를 병행하고 있다.


체력의 소진이 무대위에서도 보여지고 있었다. 한 번 크게 중심을 잃은 적이 있었다. 자이브의 빠른 스텝에 따라가지 못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음악이 느려서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20대인 효연이나 최여진과는 다르다. 이제 조금 있으면 40세가 된다. 그런데도 지나치게 훌륭했던 탓에 벌써 3강에 포함되어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했다. 쉴 수 있는 시간은 더 뒤로 미뤄졌다.


아마 무대 위에서도 테크닉보다는 연기력에 보다 비중을 두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배우다. 더구나 40년 가까이 살아온 연륜도 있다. 그보다는 테크닉으로 젊은 다른 경쟁자들과 겨루기에 어려움이 있다. 효연과 같은 에너지도 최여진과 같은 스타일도 그녀에게는 없다. 기술적인 면에서 본다면 이미 탈락한 출연자 가운데서도 예지원보다 나은 출연자가 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배우였고 배우인 자신의 장점을 무대 위에서 훌륭히 살렸다. 춤도 예술이다. 댄스스포츠도 예술이다. 그 말을 그녀는 자신의 몸으로 훌륭히 소화해 보여주었다.


아주 잘 춘 춤은 아니었다. 더구나 효연과 최여진과 비교하자면 기술적으로 상당히 부족해 보이는 것이 있었다. 기술 한 가지만 놓고 본다면 춤이 직업인 효연을 따라가기란 힘들 것이다. 최여진도 어려서 춤을 배운 경험이 있어서인지 표현력에서 효연을 한참 뛰어넘고 있었다. 그러나 예지원에게는 예지원의 느낌이 있었다. 자이브에서는 그것이 아쉽게 느껴졌지만 룸바에서는 다시 진하게 끈적거리도록 느껴지고 있었다. 이것이 예지원이다. 자신의 삶을 담는다. 그녀의 말처럼 <댄싱 위드 더 스타2>의 무대는 그녀에게 일기장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녀의 춤이었다.


효연의 통통튀는 매력이 좋았다. 자이브는 그녀에게 최적화되어 있었다. 젊은 에너지가 부럽다. 절로 그런 생각이 들도록 만든다. 등에 커다란 발전소라도 하나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에너지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과연 필자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기는 했었던 것인지. 룸바에서는 한결 여성스러워진 효연을 볼 수 있었다. 댄스스포츠는 남성에게는 남성미를, 여성에게는 여성미를 강조하는 춤이다. 효연이 한결 아름다워진 것이 그저 착각은 아니었던 것이다. 파트너인 김형석과의 파트너십은 이제 완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예지원의 자이브는 룸바에 비해 많이 아쉬웠다. 동작들이 자꾸 늦었다. 체력의 소진을 의심하게 된 것이 바로 그래서였다. 느린 음악 때문에 빠른 자이브의 동작을 맞추기 어려운 것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역시 체력의 문제였을 것이다. 나이는 무시하지 못한다. 더구나 드라마 촬영중이다. 그러나 풍부한 예지원만의 감성은 룸바에서 다시 확실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단촐하지만 그 사이른 채우는 끈끈한 무언가가 있었다. 예지원이기에 가능한 그녀만의 무언가였다.


최여진의 무대는 여전히 놀라움 그 자체였다. 세상의 상식은 여자가 남자보다 작다는 것이다. 하이힐을 신고서도 남자가 여자를 내려다볼 수 있어야 한다. 댄스스포츠도 아마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농담처럼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너무 길어서 리드하기가 힘들다는 파트너 박지우의 말이 그저 허튼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자이브와 같은 빠른 춤에서는 동작이 커지는 만큼 경쾌함이 떨어져 보이는 약점이 있다. 빠른 춤에서 효연이 최여진보다 강점을 보이는 이유다. 대신 그녀에게는 늘씬한 몸매와 함께 배우로서 단련된 연기력이 있었다. 예지원과 쌍벽을 이룬다. 기술에서는 효연과 견줄 수 있다. 가정형편때문에 포기한 춤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든다. 그러나 덕분에 이렇게 가까이 최여진을 대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효연이나 최여진이나 <댄싱 위드 더 스타2>에 출연하기까지 그다지 주목받는 위치는 아니었을 것이다. 최고의 걸그룹 소녀시대에서도 효연은 상당히 뒤로 물러나 있는 인상이었고, 최여진 역시 그렇게 배우로서 두드러지는 위치는 아니었다. 최여진이라는 배우가 있구나 하는 이상의 인상은 필자에게도 그다지 없었다. 그러나 <댄싱 위드 더 스타2>를 통해 두 사람은 비로소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당연하다. 댄스스포츠 무대에서는 댄서가 바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외롭기도 하다. 파트너에만 의지에서 오로지 자신의 기량으로만 대중을 설득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아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두 사람은 자신의 기량으로 대중을 설득하는데 성공하고 있었다. 솔직히 감동받았다. 효연의 무대나, 그리고 특히 최여진의 무대나. <댄싱 위드 더 스타2>를 통해 팬이 되었다. 그들은 아름답다. 그녀들 자신도 아름답지만 그녀들이 보여준 땀과 열정과 눈물이 무엇보다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웃고 있었다. 무대를 즐기며 웃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우었다.


탈락이 아니다. 누구도 월드컵 4강을 준결승 탈락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셋 중 하나였다. 세미파이널에 오른 세 팀 중 하나였다. 가장 잘한 세 팀 가운데 하나였다는 뜻이다. 더구나 배우였다. 촬영이 있었다. 배우로서 연기와 춤을 훌륭히 병행하고 있었다. 그녀는 배우였으며 댄서였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단지 마지막 무대에서 그녀를 볼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할 뿐. 예지원 그녀의 춤에 감동받은 이가 여기에도 한 사람 더 있음을. 감사한 무대였다.


이덕화의 오랜만의 무대가 흥미로웠다. 루나와 김조한과 옥주현, 춤에는 음악이 따르고 음악에는 노래가 따른다. 멋진 라이브클럽의 무대를 보는 것 같았다. 크게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오로지 <댄싱 위드 더 스타2>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의 무대가 무척 설렌다. <댄싱 위드 더 스타2>를 빼놓지 않고 보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이덕화도 분위기 있게 노래 잘한다.


효연과 최여진이 남았다. 젊은 기량의 효연과 노련한 표현력의 최여진이라고 해야 할까? 현역 춤꾼이고 좌절한 댄서지망생이었다. 에너지에서는 효연이 앞서고 길이에서는 최여진이 앞선다. 파트너와의 파트너십도 김형석과 박지우 모두 최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의 점수가 나왔다. 29점. 그 아래가 효연의 28점이다. 결승전다운 격전이 기대된다. 무척 아쉬울 것이다. 결승이 끝나고 다음 시즌3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여름을 맞는 축제와도 같다.


아름다운 이들의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땀내가 TV너머 여기까지 나는 것 같았다. 그조차 향기롭다. 이제 끝이 다가온다. 수고했음을. 그리고 고마움을. 여운을 즐긴다.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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