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운데 셋을 골라내야 한다. 둘은 자신들의 편이다. 자신들을 위해 행동할 것이다. 나머지 셋을 찾아내 제거해야 한다. 과연 이들 가운데 누가 자신들의 편인 착한 호랑이이고, 누가 자신들을 곤란에 빠뜨릴 나쁜 호랑이인가?
아마도 선거철인 때문일 것이다. 비상하게도 닮아 있다. 후보자 가운데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 누군가는 자신을 위해 일할 사람이고, 누군가는 도리어 자신에게 해를 끼칠 사람이다. 아니 최소한 다른 누군가보다 자신을 위한 노력을 덜 기울일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사람을 가려내는가?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
모두가 하나같이 말한다. 당신의 편이다. 너의 편이다. 거짓과 진실이 그 가운데 묻히고 만다. 성급한 의심으로 가장 먼저 정준하라는 착한 호랑이를 먼저 쫓아내고 만다. 길을 배제하고자 선택했을 때는 매우 적확한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길의 말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 거짓이란 항상 모순을 내포하고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바로 이성이고 지혜일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을 절대시한 선입견은 마지막 남은 착한 호랑이 노홍철을 제거하는데 쓰이고 만다. 어리석은 척 자신을 비운 박명수의 연기력은 뛰어났고, 끝까지 유재석과 정형돈의 편인 척 위장한 하하의 기만은 훌륭히 상대를 속이고 있었다. 유재석과 정형돈의 해님달님 남매는 그렇게 나쁜 호랑이들의 손아귀에 떨어지고 만다.
모두는 당신의 편이라 말한다. 모두가 자신의 편이라 강조한다. 어떤 것은 진심이고 어떤 것은 연기일 것이다. 당장 진정 자신을 위하는 듯 보여도 어쩌면 그것은 진심이 아닐지 모른다. 거꾸로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데 그 안에 진심이 숨어있을 것이다. 민주주의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 된다. 국민이 스스로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책임을 진다. 정준하와 노홍철을 쫓아낸 것도, 정작 박명수와 하하를 믿어 그들을 방치한 것도 어디가지나 유재석과 정형돈 자신이다.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 벌칙을 수행한다.
추석에 어울리는 한 바탕의 놀이였다. 추석이 지난지도 벌써 꽤 되었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마 <무한도전>이 항상 보여왔던 나름의 사회참여와 기여의 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놀이다운 즐거움을 잊지 않는다. 아니 원래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란 축제일 터였다. 자신을 위해 자신을 대신해 일할 일꾼을 뽑는다. 즐겁지 않을 수 없다.
노홍철의 원죄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고 말았다. 그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필자도 노홍철을 의심하고 있었다. 죄를 지은 자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신뢰를 잃은 자는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무거운 교훈일 것이다. 그런데도 재미있었다.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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