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소심한 배금주의 - 남의 돈 받아먹기...

까칠부 2013. 1. 12. 15:32

예전 한예슬 사태 때도 그러더니만. 한국 사람들 사고방식에는 재미있는 게 있다.


"남의 돈 먹는 게 쉬운 줄 아느냐?"


다시 말해 남의 돈 받는 만큼 댓가를 치르라.


좋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런데 그 댓가가 골때린다.


"대중이 고용주인데 그 정도도 못하는가?"

"대중이 지불한 돈으로 먹고사는 주제에 그런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뭔 말이냐면 돈을 받는 이상 간이고 쓸개고 영혼이고 다 내놓으라는 것이다.


돈을 받았으니 프라이버시도 없다. 인권도 없고 존엄도 없다. 그러니 아무리 힘들어도 참아야 하고 아무리 부당해도 받아들여야 한다. 어떤 억울한 일이 있어도 돈을 받는 이상 어떤 저항도 최소한의 하소연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돈이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


몇몇 사이트에서 파이어되고 있는 특정 주제에 대해서도 그렇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아 전세든 자기집이든 마련해서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부모에게 집의 열쇠도 맡겨야 한다. 비밀번호도 알려주어야 한다. 얼마든지 마음대로 다닐 수 있도록.


하기는 그러니까 노동귀족이라 부른다. 사용자로부터 돈을 받는데 어째서 반항하느냐? 어째서 불만을 갖느냐? 월급을 비교해보고 꽤 많다. 말도 안된다. 연예인이 대중의 타겟이 되는 이유다. 그만큼 많은 돈을 버니 이 정도는 감수하라. 천박한 것도 이 정도면 감탄스러울 뿐이다. 타블로 사태도 원인이 무엇이었던가? 대중이 지불한 돈으로 먹고사는 주제라는 우월감 아니었던가.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 원인없는 결과란 없다. 많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번 대선결과에 쉽게 승복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네티즌의 정의를 믿지 않는다. 대중의 정의 또한 믿지 않는다. 더구나 감정적이기 쉽고 선동에 휩쓸리기 쉬운 인터넷의 정의란 공허할 따름이다.


남의 돈 받아먹는 게 쉬운가? 하지만 그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다. 인간의 존엄이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영원히 도돌이표다. 아마 어떤 이들은 내가 왜 돈도 많이 버는 연예인의 편을 드는가 이해를 못할 것이다. 돈 많이 버는 것들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웃는다.


남의 돈 받아먹는다고 포기해야 할 부분이 따로 있다. 당연한 것인데 당연하지 않다.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