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직장인들끼리 돈을 모은다.
나중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돈을 모아서 적절하게 쓰자.
그런데 교통사고로 가족이 입원해서 곤란한 처지에 놓인 동료가 있다.
내놓은 돈보다 몇 십 배 많은 돈이 그를 위해 쓰이게 되었다.
누군가 말한다.
"왜 내 돈을 그 사람을 위해 쓰는데?"
어떨까?
시민의 권리란 시민의 희생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각자 자기의 권리 가운데 일부를 시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놓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다.
조금 더 불편해지고, 조금 더 성가셔지고, 그래서 조금 더 피해를 입고,
그렇더라도 그런 것들이 장차 자신이 권리를 찾고자 할 때 자기를 위해서도 쓰이는 것이다.
지금은 저들이지만 다음에는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연대라 부른다.
직접적인 관계를 공동체라 부른다면 간접적인 관계까지 아우르는 것이 연대다.
나와 상관없는, 혹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동등한 인격이기에 공존을 모색한다.
서로 나눌 것을 찾고, 서로 또한 주고받기도 한다.
어째서 한국사회에서는 연대가 이리도 힘든가?
간단하다. 한국사회에는 승자와 패자만이 있으므로.
정글이다. 동등한 인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상하가 나뉘고, 좌우가 갈리고, 선후가 정해진다.
저들은 남이다. 정이 갖는 위험성이다. 정이란 직접적이다. 한국사회는 직접적이다.
나의 작은 불편함과 손해조차 참으려 하지 않는다.
조금의 성가심이나 귀찮음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극단의 이기가 관계 속에 정의라는 이름으로 다시 정의된다.
한국사회에서는 그래서 국민은 있어도 시민은 없다.
시민이란 자발적이며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을 전제한다. 한국사회에 그런 게 있을까?
노동자가 파업하고, 같은 시민이 거리로 나가 시위를 하고,
그러나 국민이 되거나, 혹은 이기적인 개인이 되고 만다.
물론 그렇게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쟤랑 놀지 마!"
참으로 야만적인 가르침이라 할 것이다.
지쳐가는 것 같다. 말이 지겨워진다. 원래는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는데.
뭐라 말하기도 피곤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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