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듣기로 인디밴드라 했었다. 인디밴드인데 음원차트에서 1위 먹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아져서 앨범을 사야겠구나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표절논란... 그리고 일본에서 1년 인디경력...
물론 표절에 대해 작곡가도 아닌 가수 당사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적다. 전적으로 책임지라기엔 자기가 쓴 노래도 아닌데 가혹하기도 하다. 그러나 최소한의 도의가 있는 것이다. 가수활동을 아예 접은 김민종이나, 유력한 타이틀곡이었음에도 활동을 중단한 이효리, 말이야 많았지만 그래도 원작자에게 보내 확인을 받고 수익분배까지 끝냈던 이승철, 그러나 씨앤블루는?
나도 와이낫과 입장이 같다. 처음에는 화도 났지만 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자작곡이라고 하니. 스스로 곡도 쓰고 연주도 할 줄 아는 밴드가 이런 일로 자칫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비록 처음 생각했던 인디밴드는 아닐지라도 이런 밴드가 주류무대에 서고 해야 락과 밴드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건 정말 실망이다. 지난주 음악프로에 나와서 외톨이야를 부르고 있었더만. 소속사 사장이 인디밴드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바로 그 뒤에. 외국곡을 표절하지 인디밴드 곡을 표절하지는 않는다? 인디밴드 경력을 마케팅에 써먹고 있는 밴드가?
안다. 아이돌이지. 밴드이기는 하지만 아이돌이다. 전적으로 기획사에 매여 있는 상품으로서의 아이돌. 당장의 인기가 아쉬울 테고, 들어오는 수입이 아쉬울 게다. 그러나 최소한 밴드를 하고 음악을 한다면 그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음악인으로서. 밴드로서.
사실 별 것도 아니다. 표절여부가 확실해질 때까지 활동을 잠시 멈춘다. 혹은 작곡가인 김도훈에게 확인을 요청하겠다. 표절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다면 그렇게도 이야기해도 좋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간다는 것은...
소속사도 소속사다. 이제 갓 데뷔한 신인이다. 밴드로서 데뷔시켰다면 밴드에 대한 대중의 호의에 기대려 한 것인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출발부터 흠집을 내고 시작하려는가? 씨앤블루는 지드래곤이 아니다. 가야 할 길이 멀다.
물론 인정한다. 버티면 통한다. 우리나라 대중음악계가 원래 그랬다. 표절의혹이 나와도 일단 버티면 됐었다. 괜히 버티지 않고 지레 인정하고 하면 손해를 봤지 표절했다고 손해본 적은 없었다. 현명할 수 있다. 그러나 씨앤블루는 밴드 컨셉이 아니던가.
아쉽다. 나를 비롯 그래도 실력파 밴드가 주류무대로 올라왔다 좋아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저 외모와 노래만 좋으니 좋다는 팬들도 좋지만 그같은 기대를 외면하려는 것은... 인디밴드 경력에 호감을 먼저 갖게 되는 그런 사람들을 배반하려는 것은...
아무튼 그래도 외톨이야 음원은 잘만 나가더라. 그게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현실이겠지만. 이 정도까지 되어도, 원작자가 표절이라고 나서도 팔리는 음악은 팔린다. 현명하다고 말해주고 싶어도... 입맛이 쓴 건 어쩔 수 없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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