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어느 숙제검사...

까칠부 2014. 5. 29. 14:39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한다.

 

"숙제로 여기 문제들 풀어오는데 만일 틀리면 하나 틀릴 때마다 하루씩 벌청소다!"

 

그런데 문제를 풀 자신이 없던 한 아이가 그 말을 듣고 그런 생각을 한다.

 

"아예 숙제를 하지 않으면 문제를 틀릴 리 없으니 괜찮지 않을까?"

 

역사에 관심이 아주 많았던 아이였을 것이다.

 

독재자들이 민주화운동가 출신 대통령보다 더 청렴했다 믿는 이유였을 테니까.

 

자유롭게 부정이나 비리를 보도할 수 있는 시절과 그것이 불가능했던 시절,

 

이를테면 그나마 문제가 될 만한 검사가 이루어지는 시스템과

 

아예 그런 것조차 없는 경우에 대해서.

 

괜히 검사같은 걸 추가로 해서 농약을 먹였다는 오명만 듣고 있다.

 

아예 그런 검사를 하지 않았으면 아무소리 없이 넘어간다.

 

선생님이 되었다. 과연 저 아이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당당히 꾸짖을 수 있을까?

 

그것이 이번 선거의 의의인 것이다.

 

그래도 책임을 물릴 만큼의 숙제를 한 학생과,

 

아예 숙제를 하지 않은 학생,

 

그저 고자질만 하는 학생,

 

누가 더 좋은 학생인가.

 

나는 노골적이다. 그리고 편향적이다.

 

서울시민이 아니다.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