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이효석과 같은 민족개조론자들도 어떻게 보면 민족주의자였다.
조선인은 비루하다. 저열하고 한심하다. 그러니 바로잡아야 한다. 어떻게? 일본처럼.
물론 자신은 다르다. 그게 중요한 점이다.
자신은 다른 조선인들과는 다르다. 일찌감치 깨었고 개조되어 있다. 우월하다.
조선인에 대한 실망과 우월감이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동경으로 바뀌는 것이다.
조선인의 머리가 되느니 차라리 일본인의 꼬리가 되겠다. 그렇더라도 조선인보다는 우월하다.
사실 지식인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자기가 굉장히 똑똑한 듯 보인다. 굉장히 잘났고 굉장히 훌륭하다. 저들과는 다르다.
그래서 저들을 바꾸어야겠다는 사명감같은 것을 느낀다.
게으르고 무능하고 자립능력도 없고, 그런 조선인을 어떻게든 바꾸어야겠다.
자기는 조선인이 아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지식인 사이에 유전처럼 이어지는 것이다.
보수만 그럴까? 좌파도 그런다.
내가 진중권을 인정하는 이유다. 그는 결코 대중을 혐오하거나 경멸하지 않는다.
박노자도 결국은 한국인을 연민한다. 연민이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결국 낡은 민족개조론이다.
어째서 새로운 총리후보인가를 이해한다. 국가개조론을 들고 나온 터다.
이 나라는 썩었고 문제가 많고 그러니 구석구석 바꾸어야 한다. 시련을 통해서라도.
그래서 반대하는 자들을 죽이며 누군가는 그리 말했겠지.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
결국은 다 너희들을 위한 것이다.
미개하고 열등한 자신들을 바꾸어 주었다.
역시 비루한 우월감의 한 예다. 자신은 바뀌었다. 나머지는?
그토록 강하게 자신들의 정의를 지키려는 이유일 것이다. 증오의 감정마저 갖는다.
세상을 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잘못된 것은 도려내서라도.
인정한다. 훌륭한 총리후보다. 대한민국의 현실에서는.
재미있다. 이제는 화조차 나지 않는다. 멋대로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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