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 장나라를 위한, 흔하지만 익숙한 동화

까칠부 2014. 7. 3. 07:15

전형적인 장나라(김미영 역)표 로맨스다. 아니 장나라가 아니라면 이처럼 바보같을 정도로 착하고 순수한 캐릭터를 소화할 배우가 드물기는 하다. 여전히 동안이다. '명랑소녀성공기'가 언제적 드라마인데 여전히 맑은 소녀같은 눈빛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를 위한 드라마일까?


신데렐라 김미영을 위한 왕자님 이건의 역할은 장혁이 맡는다. 정말 오랜만의 조합이다. 김미영의 개성이 순수에 있다면, 이건의 순수는 그만이 가진 개성이 있을 것이다. 엉뚱한데 성실하다. 제멋대로인데 일편단심이다. 우연이란 곧 운명이다. 필연처럼 마카오로 향한 두 사람의 운명이 전혀 엉뚱한 곳에서 뒤엉키고 만다. 첫인상조차 악연인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만다.


대만이 원작이다 보니 종친회와 같은 장면에서는 약간의 이질감마저 느끼게 된다. 가문이 경영하는 기업이란 한국의 문화에서 상당히 낯설다. 하지만 중요한 장면이다. 종친회 어른들의 강요에 의해 30세 이전에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다. 강세라(왕지원 분)를 염두에 두고 큰소리를 쳐보지만 그러나 엇갈린 운명은 그를 다른 상대에게로 이끌고 만다. 외면할 수 없기에 가까이 머무는 사이 마음도 서서히 가까워진다. 하기는 아니라면 이건과 같은 대기업 CEO가 김미영 같은 별볼일 없는 여자에게 이끌릴 이유가 있을까?


아무것도 없고,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조차 바닥인 여자다. 너무나 쉽게 민변호사(김영훈 분)가 보여준 호의에 넘어가고 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착한 것이 아니라 자신감이 없는 것이다. 설사 거절하더라도 자신은 여전히 필요한 존재이고 모두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을 것이다. 하기는 도움을 주면서도 고마워하리라는 기대조차 없다.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여자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다. 쉽지 않은 과정이다. 신데렐라는 키다리아저씨를 필요로 한다. 우연이 운명으로 이끌고, 인연이 인연을 만든다.


그다지 할 말은 없다.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다. 착하고 순진한 여자가 운좋게 돈많은 잘난 남자를 만나 팔자를 고치는 이야기다. 캐릭터 역시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런데도 흥미를 잡아끄는 것은 바로 배우의 매력일 것이다. 배우의 매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대본과 연출일 것이다. 그래서 주연이라 하지 않던가. 감각적인 연출이 드라마에 색을 입힌다. 여전히 신데렐라 이야기는 많은 대중이 선호하는 드라마의 단골소재이기도 하다.


단순히 보는 즐거움만을 바란다면 하루의 피로를 풀며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일 것이다. 무겁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고, 뒷맛으로 질질 끌지도 않고. 혹시 모르겠다. 하지만 원래 드라마란 그런 것이기도 하다. 어른도 때로 동화를 꿈꾸기도 한다. 시작은 흥미롭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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