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는 그냥 당장 쓸 돈만 있으면 족했다.
돈 생기는 족족 템에 투자했다. 템을 얻기 위해 돈을 모았다. 당연하다. 그러라고 있는 돈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템 가격이 단위가 달라졌다.
일주일 돈 모아 템 하나 장만하는데 탈탈 털어넣는 식으로는 다음이 기약이 없다.
템 맞추는 것도 뒤로 미루고 돈을 모은다.
인간이 당장의 행복마저 미루고 내일을 기약하는 이유,
인간이 돈에 집착하는 이유다.
돈이란 가능성이다. 돈만 있으면 무엇과도 바꿀 수 있다.
화폐경제의 유무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한말 조선을 찾았던 외국인들도 그런 말을 했었다.
조선은 가난하면서도 가난하지 않다.
부를 축적하지 못했으니 가난하다 해야 하겠지만 생필품의 결핍이라는 측면에서 과연 가난한가.
내일이 불안할수록 인간은 돈에 집착하게 된다.
돈에 집착하는 것은 보다 큰 가능성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돈이 가지는 가능성이 돈이라고 하는 자체의 가치로써 정의된다.
과연 템 맞추는 것까지 미뤄가면서 돈을 모으는 것은 타당한가. 템 맞추려는 돈인데.
그러니까 템도 뒤로 미루고 돈을 모은다. 이 다음까지 기약한다.
돈만 벌고 게임은 하지 않는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실제 그러고 있을 것이다.
새벽의 깨달음이다. 인간은 왜 돈을 벌려 하는가.
겜할 시간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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