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불매운동을 해서는 안된다.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으므로 집회나 시위는 자제되어야 한다.
얼핏 논리적이다. 혹시라도 불매운동과 시위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조심하자.
그런데 전제가 붙는다. 불매운동과 시위는 소비자와 시민의 당연한 권리다.
즉 불매운동하고, 시위를 하는 것은 소비자라면, 그리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권리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제가 붙는다.
다시 말해보자. 불매운동은 소비자의 너무나 당연한 권리다. 따라서 누구나 자신의 의사에 의해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실천할 수 있다. 그런데 중소자영업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시위는 시민의 너무나 당연한 권리다.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런데 그로 인해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겠는가.
전제가 다르면 당연히 논리도 결론도 달라진다. 불매운동과 시위를 소비자와 시민의 당연한 권리로 전제했을 때 중소자영업자나 다른 시민의 불편을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불매운동과 시위가 일어날 수 있는 원인을 차단한다. 그 원인제공자에게 책임을 물어 압박한다.
그러자는 불매운동이다. 그러자는 시위다. 그로 인해 손해를 입는 사람들이 나서서 기업을 압박한다. 불편을 겪게 될 시민들이 앞장서서 정부나 공공기관, 혹은 개인을 압박한다. 만일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반대편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란 투쟁하는 것이도 함께 떠드는 것이다.
그런데도 저런 주장들에 논리적이라며 귀기울이고 마는 이유, 전제를 모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공화국이다. 모든 개인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되는 고유의 존엄을 가진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그를 위한 근간이다. 민주주의가 절대선은 아니다. 다만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민주주의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근간이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일베가 스스로 논리적이라 주장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멋대로 전제를 만들고 논리를 전개한다. 그들이 앞세우는 팩트 역시 결국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넘어간다. 어이없는 것이다.
물론 불매운동에 무조건 동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반대할 수 있다. 다만 역시 전제가 붙는다. 불매운동은 부정할 수 없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다. 다만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 타당한가의 여부이지, 불매운동 그 자체에 대한 판단은 아닐 것이다. 학력과 지성이 그래서 아쉽다.
우연히 보았다. 그리고 논리적이라 찬양하는 댓글들도 보았다.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참 한심하다. 인터넷은 바보의 바다다. 바라보고 있으니 바보가 바다가 된다. 굳이 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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