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안철수식 화법의 문제...

까칠부 2015. 9. 20. 10:57

인터넷에서 논쟁 좀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각론은 총론으로 부정한다.


총론은 각론으로 훼손한다.


결국 나는 승리한다.


이러이러한 혁신안이 나왔다. 그러나 근본적인 혁신은 그런 게 아니다.


혁신안이 중앙위를 통과했다. 실천만 남았다. 그러나 이러이러한 문제들이 있었지 않은가.


문재인이 옳고 당의 판단이 정확했는가는 굳이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다.


그런 것들까지 결국은 혁신의 실천과제 가운데 포함되는 것이다.


조국 교수가 괜히 문재인의 백의종군을 주문했을까.


그만한 각오를 가지고 사심없이 혁신의 실천에 매진해달라는 요구인 것이다.


모처럼 중앙위를 통해 확정된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바꾸고 인상과 인식을 바꿔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개인적인 생각이나 판단도 우선은 뒤로 미뤄두어야 한다.


그런데 재를 뿌린다. 그래봐야 당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형편없는 채일 것이다.


나만 옳다. 나만 바르게 본다. 그러므로 내 생각대로 해야 한다.


너무 정치인인 것인지. 아니면 아직 정치인이 아닌 것인지.


혁신의 실천을 통해 당에 대한 지지도를 높여야 할 때에 그 가능성마저 훼손해 버린다.


지금부터 처음부터 다시 당의 혁신을 고민하며 토론하고 합의해갈까? 언제? 누구와? 어떻게?


그렇다고 구체적인 내용이 있는가면 그것도 아니다.


각론에 이은 또다른 원론이다. 그 원론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혁신안이다.


얼마든지 혁신의 실천과정에서 적용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렇게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너희는 틀렸다. 계속 도돌이표다. 주장만 남는다.


그렇게 자기만 남고 만다. 선의는 믿는다. 하지만 정치는 선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기는 안철수야 처음부터 민주당 소속이 아니었다. 열린우리당과도 인연이 없었다.


민주화에 대한 기억도, 야당시절의 경험도 공유하고 있지 않다.


지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가며 함께 갈 수 있겠는가.


이미 중앙위를 통과한 혁신안이다. 당의 절차와 과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정당정치인이라면.


아쉬울 따름이다. 그 정도 그릇이었다. 새삼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