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면 열린우리당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그때도 논쟁이 치열했었다. 인적청산인가, 제도개혁인가. 먼저 구조를 바꾸면 사람도 따라서 바뀔 수밖에 없다. 사람을 바꾸면 자연히 구조도 따라서 바뀌게 된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이 만들어졌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구주류를 인위적으로 밀어내려다가 결국 실패하고 열린우리당을 따로 나와 만들게 되었다. 그렇다면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가.
2012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혁통계의 친노가 당권을 잡았다. 그리고 한 짓거리가 구민주계의 호남의원들을 한 번에 날려버린 것이었다. 어떤 명확한 원칙도 객관적인 기준도 없었다. 정치보복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친노 정치인들이 구민주계에 당한 것이 적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의 분당에서부터 노무현 전대통령의 탄핵까지 쌓인 원한도 상당했다. 그 결과 한광옥이 따로 당을 만들어 나와서 야당의 패배에 크게 기여했었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다 당 자체에 뭔가 대단한 긍정적인 변화같은 건 없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나도 참 병신이다. 그렇게 당하고도 또 문재인을 믿어 버린다. 그만큼 간절하다. 그래도 새누리당보다는 나은 제대로 된 야당이. 뭔가 지지할 맛이 나게 하는 보다 세련되고 선진적인 정당이. 새누리당만도 못하다. 항상 하는 말이다. 새누리당이 더 현대적이고 더 세련되다. 아니 그것도 아니구나.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새누리당 역시 한 10년은 후퇴한 것 같다. 20년인가? 30년인가? 그렇더라도 어디다 이런 정당 지지해도 좋지 않은가 말할 거리는 있어야 한다. 당장 진보정당의 구조나 제도와 비교되고 있다.
인적청산보다는 제도의 개혁이다. 구조의 개혁이다. 한 걸음에 다 갈 수는 없다. 적당히 타협하고 양보한다. 지금 혁신안에 나라고 만족할까? 하지만 일단 변화가 시작되고 나면 그 자체로 관성을 가지게 된다. 한 번 변화라는 것을 겪게 되면 그 이상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다른 정당.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정당. 그럴 수 있다면 문재인을 위해 욕먹는 보람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혁신안 부결되면 난 그냥 새정연 안티할 것이다. 누가 대표라도 상관없다. 설사 문재인이 그대로 가고, 혹은 다른 친노정치인이 당권을 잡아도 바뀌지 않는다. 세 번 속아줬으면 많이 속아준 것이다. 더 이상 속으면 그야말로 붕어똥만도 못한 것이다. 박원순이든 안희정이든 일단 먼저 바꾸고 나서 할 이야기다. 그럴 수 있을 것인가. 답답하다. 그리 희망은 없다. 가장 큰 불안이다.
'정치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임정치인 안철수의 야비함... (0) | 2015.12.11 |
---|---|
노동개혁과 한국 대기업의 사정... (0) | 2015.12.11 |
문재인과 한명숙, 그리고 안철수...2 (0) | 2015.12.11 |
내가 그나마 친노를 인정하는 이유... (0) | 2015.12.11 |
김한길이 수가 세다... (0) | 2015.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