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이건 아이의 목숨을 담보삼은 인질극과 같을 것이다. 절대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가 이대로 죽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그런 부모를 상대로 협박을 한다.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아이가 무사하지 않을 거야!"
이제 얼마 남지도 않은 총선을 위해서라도 안철수와의 갈등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 안철수로 인해 혁신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고, 새정연의 내분과 관련한 이슈가 언론을 통해 확대보도되며 지지율마저 떨어지는데 마냥 이대로 내버려두어서는 당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단지 자신의 대표로서의 권위만이 중요했더라면. 자기 계파의 이익만 더 중요했더라면. 당의 앞날따위 전혀 상관없이 지금만 중요했더라면. 그동안 그런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아왔다. 매번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수준까지 물러서며 안철수에게 손을 내밀어왔다. 그것이 자기의 힘이고 실력이라 여긴다.
이 시점에서 새정연이라는 정당에 대한 책임이라는 부분에서 두 정치인의 그릇이 드러난다. 문재인이 지금껏 놓지 않고 지키고 있는 한 가지는 단지 당대표라는 자리 하나 뿐이다. 그나마 지금 문재인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혁신위의 혁신안, 그리고 이제는 안철수의 혁신안을 내년 총선 전까지 실천에 옮기기 위한 한 가지다. 말하지만 그것 좌절되면 나는 더 이상 새정연에 대한 관심을 끊을 것이다. 어차피 그것 하나 바라보고 문재인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그에 비해 안철수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가 내놓은 혁신안조차 자기가 거부하고 있다. 필요없다. 다 소용없다. 생선인가. 시간이 지나면 상해 버려야 하는. 아직까지도 주장하고 있는 한 가지가 문재인의 사퇴. 다 내놓으라 하고 있다. 남김없이 다 가져가겠다 고집을 부리고 있다. 그것이 정치인으로서의 실력이라 여긴다. 누구에게 정치를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더러운 것만 배웠다. 아니면 새정연과 함께 공멸이다.
당 안팎에서 주요인사들이 문재인을 지지하며 안철수를 비토하고 나선 이유였을 것이다. 당을 살려야 한다. 여당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거대 제 1야당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총선에서 최악의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내분을 끝내야 하는데 명분까지 거의 사라진 상태에서도 안철수는 고집만 부린다. 문재인만을 노리며 저격에 나서고 있다. 책임소재는 분명하다. 그런데도 모두 문재인의 탓이다.
한국인의 정치에 대한 인식이 그렇다. 김영삼과 김대중이 뿌린 씨앗이다. 멀리는 이승만과 박정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제왕적인 총재에 익숙하다. 그저 강단있게 밀어붙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2007년 이명박이 당선되었다. 박근혜 역시 그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양보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양보하지 않으면 어쩔 것인가. 이대로 당을 좌초시킬 수 없다.
야당따위 망해도 상관없다. 그 태도가 차라리 나와 비슷할 것이다. 새정연 아니라도 상관없다. 수틀리면 그냥 욕하고 말면 그만이다. 내가 새정연에 그렇게 크게 의리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 전공동대표다. 창장의 주역이다. 차마 대놓고 욕할 수 있는 요즘이 더 편할 것이다. 어설픈 기대로 의심하면서도 욕도 못했다.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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