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씨엔블루 때도 그렇게 쓰기는 했지만, 표절이라는 게 그렇게까지 누구 죽이고 말고 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 말 그대로 도둑질이다. 도둑질 한 번 했다고 누구를 죽이네 마네? 그런 건 중세사회에서나 그러는 것이다. 개명한 21세기에...
그래서 씨엔블루 때도 그렇게 말했었다. 사실을 인정하라. 그리고 사과하라. 그리고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그런 뒤에 활동하라. 와이낫도 매우 우호적으로 대하고 있었기에 저작권에 대한 문제만 해결될 수 있다면 그대로 외톨이야로 활동하는 것도 가능했었다.
실제 과거 표절판정을 받은 노래 가운데 상당수가 단지 저작권자만 바뀐 채 지금도 유통되고 있기도 하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표절판정받았다고 그것으로 끝장인 것이 아니라 표절이 인정되었다면 깔끔하게 댓가를 지불하고 권리를 원저작자에게 돌려주면 그만인 것이다. 물론 그런 가운데는 정말 억울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문제는 뭐냐면 표절에 대한 인식이다. 표절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중대하게 생각하는가. 그래서 표절에 대한 책임을 중요하게 지려 하는가. 그만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굳이 그 이상 뭐라 할 이유란 없는 것이다. 내가 현재 카라의 표절문제에 대해 느긋한 이유다.
더불어 표절의혹이 있다고 해서 다 표절인가. 말했듯 이번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나는 티저를 들으면서 어디선가 들어보았다 말하고 있었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닌 꽤나 반복해서. 그렇게 익숙할 정도라면 오히려 표절일 가능성은 낮다. 어떤 장르적인 패턴이거나 동일한 샘플링이거나. 그런 경우라면 아예 표절 자체가 아닐 테지. 그래서 대상에서 제외.
결국 중요한 것은 DSP측의 대응이라 하겠다. 괜히 곡이 쓰여진 날짜 가지고 어영부영하지 말고 아예 곡 자체를 원저작자로 추정되는 쪽에 보내 원만한 협의를 보는 것이 좋겠다. 더불어 큰소리를 쳐 보는 것도 좋겠지.
"만일 표절이라면 이 곡으로 활동을 않겠다."
혹은,
"표절이더라도 곡이 너무 좋아서 원저작자와의 협의 아래 저작권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고도 비난하는 것이라면 그건 그냥 까자는 것이니 상대할 가치가 없다.
그동안 왜 표절이 그리 심각한 문제로 여겨졌었는가. 도무자 죄의식이 없더라는 것이다. 책임의식이 없었다.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았고 도리어 뻔뻔하게 자기 권리만을 주장했다. 그런데 그에 관용을 보일까.
그러나 스스로 책임있는 행동을 보인다면 그야말로 관용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에 관용하지 않는다면 관용이란 단어 자체가 필요없다는 것일 테고. 표절 그 자체가 아닌 표절로 판명난 이후의 책임있는 자세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어떻다 저떻다? 성급하다는 말이다.
기왕이면 빠른 쪽이 좋다. 논란이 번질 때 한 발 먼저 명확히 해명하고 오해의 여지를 없애는 쪽이 좋다. 카라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열정적이기보다는 호의적이다. 그 호의를 지워버리지 않도록. 기대해 보겠다. 다시 없을 바보짓은 하지 않기를.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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