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그래도 차라리 아이돌이 낫다!

까칠부 2010. 2. 17. 15:28

예전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씨의 인터뷰 가운데 이런 게 있었다.

 

"차라리 아이돌이 우리보다는 낫네. 같이 합숙하면서 연습도 하잖아? 꾸준히 무대에도 서고."

 

아마 지금 시나위의 다른 멤버들은 각자 다른 밴드에 속하거나 해서 따로 활동중에 있을 것이다. 신대철씨도 지금 어딘가 밴드 프로듀스를 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고.

 

실제 인디밴드 가운데는 일단 먹고 사는 일이 너무 급해서 아르바이트하느라 연습할 시간조차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단다. 오죽하면 심지어 공연 들어가기 직전에야 손발을 맞춰보고 무대에 선달까. 그에 비한다면 같은 숙소에서 생계걱정 없이 연습에만 전념할 수 있는 아이돌이 더 나을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현 음악계의 현실을 말해주는 부분이라 하겠다. 왜 아이돌만이 새로 음반이든 음원이든 발표하면 각종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순위프로그램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는가.

 

결국 뭐냐면 현재 음반이든 음원이든 돈을 주고 직접 구매하는 사람은 아이돌 팬덤밖에 없다는 거다. 오죽하면 아이돌 팬덤 안에서도 그런다. 음원유출되었다고 하니,

 

"어차피 그 놈들은 음원 사지도 않을 놈들이야. 냅둬."

 

아예 미리 음원을 유출시키는 것을 마케팅수단으로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음원을 유출시키면 그 타격이 작지 않을 텐데도, 그러나 어차피 음원따위 별 기대도 않으니까. 음반판매도 이제는 팬덤 화력확인용이지 그 이상의 가치는 없어졌다. 음반 더 팔리니 더 좋은 음악이고, 덜 팔리니 망한 음악이고... 석기시대에서 왔나?

 

그래서 참 한심하다는 거다. 아이돌이 지배하고 있는 현 가요계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 과연 평소 음반이나 음원 얼마나 사고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일까. 공연장을 찾아간다거나 어쩐다거나. 그런 사람들 많았어도 과연 지금 이렇게 한국 대중음악계가 아이돌판이 되었을까?

 

지금도 좋은 뮤지션들 많다. 좋은 음악들 많이 나오고 있고. 지지난주엔가 라라라에 서울전자음악단 출연한 것 놓치고 있다가 얼마전에 다시 봤는데, 정말 훌륭한 밴드다. 하긴 라라라만 꾸준히 챙겨 보아도 좋은 밴드, 좋은 음악인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러면 굳이 음반은 아니더라도 음원이라도 사주던가.

 

결국에 음반이든 음원이든 부지런히 소비하는 사람들이 아이돌 팬덤이니 아이돌판이 되고 있는 거다. 시장은 철저히 수요자를 쫓아가니까. 시장을 지배하는 건 항상 수요자인 거다. 투덜거릴줄만 아는 구경꾼이 아니라.

 

즉 어찌되었든간에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아이돌이라는 것이다. 대중음악 관련해서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것도 아이돌이 있기 때문이고. 작곡가든, 연주자든, 프로듀서든 뭐든, 뭐라 하기에는 이미 그들이 시장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바로 그런 성실한 수요자로 인해.

 

그런데도 아이돌이 어떻다. 그러니까 아이돌 아닌 음악인의 음원이든 음반이든 부지런히 사주면서 그런 말을 하라는 것이다. 입만 놀리지 말고. 구경꾼이 아닌 당사자가 되라.

 

아무튼 카라의 음원차트 순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음에도 좋다기보다는 오히려 씁쓸하네. 나 역시 아이돌을 좋아하지만 이런 건 좀 비정상이라. 좋아도 좋지만은 않은 기분? 흠...

 

 

그나저나 음원사이트보다는 내 블로그가 음악 듣기는 더 좋다. 딱 내 취향으로만 음악들을 모아놔서. 통일성이라고는 전혀... 조금 있을까? 임재범과 김도균의 Rock in Korea란. 언제 들어도 좋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