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아침에 보니 입 주위가 죄다 헐어있고 붉은 침이 끈적이고 있었습니다.
밥도 제대로 못먹구요.
하긴 아니었다면 그녀석 잡아서 병원에 가는 것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밥을 못먹으니 기력이 딸려서 바로 제압당해 가방에 들어가네요.
약을 먹이고 발라야 하는데 이놈이 아직도 나를 경계헤서...
10년이 넘어도 사람과 친해지지 않는 고양이도 있는 모양입니다.
소유관계나 부양관계도 아닌 그냥 동거관계입니다.
그냥 같은 집에 사는 것 뿐 서로에 대한 어떤 책임도 의무도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죠.
과연 약을 제대로 먹이고 바를 수 있을 지.
벌써 병원 갔더니 어딘가 숨어서 모습도 보이지 않는데 말이죠.
반쯤은 포기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쭈구리의 죽음이 너무 큰 충격이었는지 마음의 각오까지 다지게 됩니다.
단지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만은 다 해보려 할 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쭈그리 어렸을 적 모습을 꿈에서 봤어요.
우울합니다. 시간은 참 잔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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