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어디 멀리서 보자 하거나 그래서 밤을 새야 하는 일이 있으면 한 가지 이유를 내세워 거절했었다.
고양이들만 집에 두기가 너무 걱정된다. 더구나 10살 넘어가면서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고보면 쭈그리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집에 있어서였다.
내가 집에 있었기에 그나마 병원에라도 데려가고 어쩔 줄 몰라하면서 화장도 시켜주었다.
녀석의 흔적을 보고 있으려니 더욱 생각나네. 그래도 마지막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게.
지난 것은 모두 잊혀진다. 사랑했던 기억도. 그리워했던 마음도.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건 무엇일까.
그래서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산다는 것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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