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쩌면 비때문이었는지도...

까칠부 2017. 5. 24. 07:59

그러니까 일요일,


아니 토요일 오후부터 녀석들을 당장 보러 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었다.


원래는 오늘 가려 했었다.


녀석들 뼈를 뿌리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 천천히 여유를 두고 찾아가려고.


그런데 비가 왔네.


다른 건 몰라도 이 정도 비가 오면 뼛가루는 그대로 빗물에 쓸려가기 쉽다.


그러고보니 어째서인지 다녀오고 나서 녀석들이 작별인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해에 혼이 깃들었다면 이제 그곳에 녀석들은 없겠지.


아니더라도 마지막으로 녀석들 남은 흔적을 확인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비로 이곳에 녀석들이 있었구나.


일기예보같은 건 보지 않는다.


아마 본능이 비 올 것을 알았거나,


아니면 녀석들이 알고서 전해줬거나.


믿고 싶은대로 마음은 간다. 


진실보다 중요한 것이 그래서 사람의 마음이고 믿음이다.


녀석들은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내 곁에 있다.


우연을 기적으로 바꾼다.


길이 없는 곳이다. 비가 오면 더욱 오르기가 힘들다.


날 맑아지고 흙이 마르면 한 번 더 가봐야겠다.


그리운 만큼 마음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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