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비밀의 숲 - 갈수록 깊어지는 비밀, 그리고 함정

까칠부 2017. 6. 25. 02:14

여전히 모든 것이 오리무중이다. 누가 범인일까? 동기와 목적인 무엇일까? 무슨 의도로 지금껏 그와 같은 일들을 저질렀던 것일까? 차장검사 이창준(유재명 분)일까? 아니면 신인검사 영은수(신혜선 분)일까? 영은수와 혼담이 오갔다던 그 남자인 것일까? 그도 아니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제 3의 인물인 것일까?


너무 노골적이어서 오히려 경계부터 하게 된다. 아내 이연재(윤세아 분)를 바라보는 이창준의 눈빛과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실제 그런 내용의 드라마나 소설이 없지 않았었다. 남편을 너무 사랑한 - 혹은 남편이 가진 신분과 지위를 잃을 것을 두려워 한 아내가 남편을 대신해서 범죄를 저지른다. 직접 자기 손으로 사람을 해칠 필요조차 없다. 그만한 돈이 있고 권력이 있다. 그런데 그러면 너무 뻔하지 않은가.


황시목(조승우 분)을 함정에 빠뜨리려 하고 있었다. 노골적으로 황시목을 범인으로 몰고자 시도하고 있었다. 모두에게 좋다. 박무성의 죽음을 하루빨리 묻어버리고 싶은 한조그룹 회장 이윤범(이경영 분)에게도, 황시목을 증오하는 서동재(이준혁 분)에게도, 무엇보다 하루빨리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경찰의 입장에서도. 경찰서장 김우균(최병모 분) 역시 이창준과 마찬가지로 박무성은 물론 이윤범과도 상당히 은밀한 관계에 있던 터였다. 황시목만 범인으로 엮어 잡아 넣으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모두의 편리함 앞에서 법도 정의도 진실도 한낱 듣기 좋은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검찰과 경찰이 법과 정의, 진실을 마음대로 주무른다.


미성년자였다. 피해자 김가영이 처음 이창준에게 보내졌을 때 아직 고등학생 신분이었다. 이보다 더 치명적인 올가미는 없을 터였다. 서동재가 그토록 필사적으로 권은아라는 이름을 쓰고 있던 김가영을 찾아 헤맸던 이유였다. 이창준만이 나이었다. 별명이 벨이었다. 부르면 온다. 누구를 위해서? 어디까지? 이창준을 통해서 검찰의 추악함이 또 한 번 드러난다. 뻔히 부정한 돈을 받고 향응을 누리면서도 자기들은 법과 정의를 지켜야 한다. 자기들이 직접 범죄에 가담해서는 안된다. 이미 이창준이 박무성 등과 맺고 있던 관계 자체가 불법이다. 이윤범의 사주로 이미 자신이 저지른 행위 자체가 정의에서 벗어난 것이다. 자기가 정한 기준만 벗어나지 않으면 상관없다. 그러니까 자기는 아직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 단지 실수일 뿐이었다.


영은수가 직접 찾아와서 박무성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자신임을 고백한다. 그 시간 경찰들은 황시목을 살인자로 몰고자 모의를 하고 있었다. 한여진(배두나 분)가 그 가운데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여전히 김수찬(박진우 분)이 수상하다. 하지만 경찰서장이 뒤에 있는 이상 경찰의 행동방향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서동재까지 가담하고 있다. 위기다. 하지만 중요한 계기가 황시목에게 주어진다.


그러니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인 것이다. 누가 범인일까? 어떤 의도이고 목적일까? 분명 가까운 곳에 진범은 있을 것이다. 무심코 스쳐지나간 사람 가운데 정체를 감춘 범인이 있다. 점입가경을 이룬다. 그저 드라마를 뒤쫓을 수밖에 없다. 원래 이런 재미다. 매 순간이 흥미진진하다. 하루마저 너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