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 체포된 경찰서장, 진짜 진실의 배후

하나씩 가지가 정리되면서 큰 줄기로 좁혀간다. 어찌보면 박무성도 김가영도 주변에 지나지 않는다. 박무성을 납치하고 김가영을 살해한 배후에는 전법무부장과 영일재(이호재 분)를 불명예스럽게 퇴진시킨 주체가 있다. 그러면 누가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제 이야기는 그 핵심으로 다가가려 한다.

김가영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심지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을 죽이려 한 범인이 밝혀졌다. 역시 이창준(유재명 분)의 아내 이연재(윤세아 분)는 작가가 파놓은 함정이었다. 다름아닌 이창준의 친구인 용산경찰서장 김우균(최병모 분)이었다. 마침내 모두의 앞에서 김우균의 범죄를 밝히고 현장에서 체포하여 구속까지 한다. 하지만 그래봐야 김우균도 곁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대신 김우균의 범죄가 목격자로서 한조그룹 회장 이윤범(이경영 분)의 딸이기도 한 이연재에게 다가갈 빌미가 되어준다. 이연재의 뒤에는 남편 이창준과 아버지 이윤범이 있다. 가지를 계속 따라가다 보면 결국 뿌리까지 나오게 된다.

다만 과연 그렇더라도 아직까지 사소한 단서조차 드러난 것이 없는 이윤범인데 황시목은 무슨 죄목으로 이윤범을 체포하게 될 것인가. 살인과 납치와 살인무시라는 중대한 범죄마저 곁가지로 만들 정도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여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그같은 큰 죄에 이창준은 어떤 형태로 연루되어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이윤범의 주변을 맴도는 서동재를 청와대 수석실 자신의 밑으로 불러들인 것은 오히려 서동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나마 아직까지 서동재가 저지른 죄들은 잡범 수준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이윤범과 얽히게 되면 그런 정도로 끝나지 않게 된다.

도대체 이창준은 아내 이연재에게 무엇이 그토록 미안했던 것일까? 분명 이창준 역시 감추고 있는 것이 있다. 이윤범의 뒤에 이창준이 있을까? 이창준의 뒤에 이윤범이 있을까? 이윤범을 밟고 이창준에 이르거나, 아니면 이창준을 딛고서 이윤범에 이르거나. 단서가 거의 없이 지금 단계에서는 고작 이윤범과 이창준의 대화에서 나온 방산비리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큰 범죄기는 하지만 이윤범의 말마따나 그것은 이윤범 이전부터 있어온 한국 국방의 고질적 병폐다. 부디 어설픈 결론만은 아니기를.

괜한 사족이지만 이윤범의 입을 빌기는 했지만 작가의 의도일 것이라는 점에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무기는 무조건 비싸고 좋은 게 가장 좋은 것이다. 무기의 성능이 뛰어나야 군인들 역시 더 효과적으로 전투를 수행하고, 더 좋은 무기로 더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는 군대는 더 많은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그런데 하필 방산비리의 대상이 일본이라는 점은 매우 치명적이다. 일본 국내에서도 문제가 될 만큼 일본제 무기들은 값만 비싸고 성능에서 상당한 문제를 보이고 있었다. 역시나 설마 그것만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어째서 이 사회의 부정과 비리가 뿌리뽑히지 않는다. 당장 검찰과 경찰마저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바로 검찰과 경찰이 조직의 체면을 위해 그것을 적극적으로 비호한다. 검찰이 검찰을 수사하여 무죄가 되고, 경찰이 경찰을 수사해서 무혐의로 결론나고. 강직해 보이는 형사 장건(최재웅 분)이 경찰이라는 자신의 입장 앞에서 모순투성이가 되고 마는 것은 그런 단적인 예다. 그나마 검찰은 자기 식구라도 범죄가 명확하면 수사한다. 되도 않는 소리다. 검찰은 제 머리를 깎지 못한다.

김가영이 납치되었던 장소를 찾은 듯하다. 그곳은 김가영을 납치한 범인을 찾을 단서가 있는 곳이면서, 범인의 동기인 이창준과 이윤범에 다가갈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황시목과 한여진(배두나 분)은 무엇을 보게 될 것인가. 영일재도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