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김성주에 대한 두 가지 다른 입장...

까칠부 2017. 9. 14. 22:51

김성주가 2012년 MBC파업을 기회삼아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차지한 것에 대해 두 가지 서로 다른 입장이 존재한다. 프리랜서이고 더이상 MBC아나운서국과 의리랄 것이 남은 것도 아닌데 자기 먹고 살자고 한 행위가 왜 문제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MBC노조원들의 싸움을 무위로 돌리는데 크게 한 몫을 하고 이익까지 챙겼으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결론은 뭐냐면 전자는 2012년의 파업이나 지금의 파업을 오로지 방송국과 MBC직원 사이에 한정된 문제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김성주가 사측에 가담하여 당시 중요했던 런던올림픽의 중계를 맡음으로써 결정적으로 아나운서라는 자신들의 직업을 무기삼아 파업하던 MBC 아나운서들의 파업동력을 아예 뿌리부터 흔들어 버렸다. 아나운서들 없어도 MBC는 돌아간다. 아나운서들이 파업하든 말든 MBC는 문제없이 돌아간다. 총선에서까지 패배하면서 MBC노조원들은 더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졌다. 그 뒤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성주와 MBC 아나운서들과의 관계와 김성주와 MBC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그리고 프리랜서인 김성주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2012년과 지금의 MBC 파업을 MBC 사내의 문제가 아닌 언론자유와 관련한 국가적 문제로 인식한다. 그런 식으로 정권에 의해 월권과 전횡이 자행디고 그로 인해 언론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면 그 피해는 누가 보겠는가. 당시도 지금도 파업의 명분은 바로 그같은 정부의 언론장악시도에 대한 언론인들의 필사적인 저항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국가적인 문제로써 국민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사안이었다. 개인의 양심으로 파업에 반대하고 사측의 입장에 설 수는 있지만 그에 따른 반대편의 비판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 그가 도운 것은 의도야 어찌되었든 국가적인 악이었고 적폐였다.


내가 어느 순간부터 MBC드라마를 보지 않았던 이유였다. 예능도 보지 않았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이유는 김성주보다 먼저 MBC파업의 힘을 빼놓은 것이 당시 드라마 PD들이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를 배신할 수 없다면서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등을 돌려 버렸다. '피노키오'를 보면서 새삼 그 사실이 떠올랐다. 바로 이놈들이 MBC를 먹여살리며 정권의 주구인 사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덩달아 예능까지 내가 보아줌으로 해서 혹시라도 MBC에 이익이 되지 않을까는 거리낌에 걍 건너뛰고 있었다. 라디오스타를 보지 않은지가 벌써 몇 년 되었다. 한때는 유일하게 보던 예능프로그램이었다.


그러니까 결국 MBC파업이 방송국과 직원들 사이의 회사내의 문제였느냐? 그렇기 때문에 김성주의 선택 역시 아나운서국과의 관계로써만 이해해야만 하는 것인가? 그러나 나 자신을 포함한 국가적인 문제였기에 김성주의 선택은 국민적 판단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MBC의 사측을 도왔고 파업중이던 직원들을 곤란에 빠뜨렸다. 결국 파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MBC는 영영 돌이킬 수 없이 되었다. 그마저도 전혀 상관없다면 김성주는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니 거부하는 것이 옳다.


잊고 있었는데 떠올랐다. 그러고보면 한동안 김성주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심지어 다들 보는 슈스케마저 김성주가 싫어서 거부하고 있었다. 냉장고를 부탁해도 처음에는 아예 보지 않았었다. 주진우가 큰 일 했다. 이제는 결론을 내려야지. 김성주는 악은 아닐지 몰라도 내게는 적이다. 그러므로 그를 거부한다. 굳이 비판은 하지 않는다. 그저 보지 않을 뿐. 나는 김성주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