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매드독 - 온누리의 피습, 역린을 건드리다?

까칠부 2017. 11. 16. 10:03

이런 의미였을까, 가족은 건드리는 게 아니란 것은? 하긴 남에게 내보이기 부끄러운 자식이다. 그래서 자기 자식임을 알리지 않으려 꽁꽁 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그것을 알았다. 알았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 자신을 협박까지 하고 있었다. 역린이 된다. 역린이 역린인 이유는 그것이 약점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거나 아무리 밉고 창피스러워도 자식은 자식이라는 것이다. 사랑스러워서가 아니라 자신이 지켜야 할 자신의 지배 아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그것을 건드린다는 것은 자신을 건드리는 것과 같다. 하긴 태양생명과 JH를 상대로 수사를 시작한 것은 아들 온누리(김혜성 분)과는 상관없는 자신의 목적과 이유때문이었다. 그런데 주현기(최원영 분)가 아들 온누리를 끌어들이면서 온주식 역시 최강우(유지태 분)와 매드독을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지겨워졌다. 그러니까 자신 역시 한 나라의 중앙지검장씩 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태양생명이든 JH든 그들이 마음대로 오라가라 함부로 대할 존재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런 온누리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물론 아직 생사를 알 수 없으니 그냥 상처만 입은 것일 수 있다. 자신의 아들인 것을 알면서도 태양생명이나 JH 둘 중 누군가가 온누리를 죽이려 했다. 원래 죽이려 했던 것이 김민준(우도환 분)이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최강우가 차홍주(홍수현 분)를 이용하고 그에 분노한 차준규(정보석 분)가 이영호에게 지시해서 김민준을 죽이려 한 것이 전혀 뜻밖에 중앙지검장 온주식의 역린을 건드리고 만다. 온주식이 태양생명과 JH를 창이고 칼이라면 분명 그렇다. 온주식이 사생결단으로 그들을 공격할 충분한 명분과 동기가 된다.


최강우가 차홍주를 속인다. 그런데 넘어가는 차홍주도 우습다. 가장 캐릭터가 모호한 그래서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가 바로 차홍주다. 하루에도 몇 번 씩 말이 바뀌고 태도가 바뀐다. 생각까지 바뀐다.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 듯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 빈틈을 찌른 듯 최강우의 뻔한 거짓말에 속아 그토록 매드독이 빼내려 했던 802편의 블랙박스 원본을 자기 손으로 최강우에게 가져다준다. 기체결함을 알았다. 알면서도 계약을 연장했고, 알면서도 최강우의 아내와 아들을 그 비행기에 태웠다. 박무신(장혁진 분)의 말이 정답이다. 그것이 보험회사가 할 일이다. 보험회사로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 보험회사 태양생명의 전무 차홍주는 용서받을 수 없다.


아니나다를까 김민준과 장하리(류화영 분)의 관계가 노골적인 진전을 보인다. 장하리가 최강우에게 가진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 했을 때부터 이미 결정된 것이었다. 모두의 지원 속에 두 사람 사이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진짜 위기는 그 뒤에 찾아온다. 온누리가 습격을 당하고 차준규와 주현기의 적의는 온전히 매드독에게로 향한다. 최강우가 생각하고 있는 다음 수는 과연 무엇일까?


뜻밖에 박무신의 캐릭터가 사설 보험조사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운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줘야 할 돈과 주지 말아야 할 돈을 정확히 구분해서 제대로 지급하는 것이 보험회사의 일이다. 그를 위해서 보험조사원도 존재한다. 기업윤리에 대한 것이다. 윤리의 타락이 가져올 비극에 대해서도. 새롭게 보인다.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