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마이듬(정려원 분)은 변호사는 못하겠다. 자기를 거슬렀다고 의뢰인을 엿먹이는 것이 검사 그대로다. 아직 의뢰인의 변호를 맡고 있는 상태에서 불리할 수 있는 단서를 검사에게 넘기고 법정에서 그것을 입증까지 한다. 하긴 원래 마이듬이 그런 캐릭터였을 것이다. 요즘 검사들 하는 꼬라지 보니 더 확실해진다. 다만 마이듬이 다른 검사들과 다른 점이라면 정의감이라고나 할까?
조갑수(전광렬 분)를 아주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4천만원이 필요했던 이유도 조갑수와 관계되어 있었다. 조갑수를 잡기 위해 현장사진에 희미하게 찍힌 어느 차량의 블랙박스가 필요했다. 시장이 되고 갈술록 승승장구하는 조갑수를 보면서 검사도 아닌 변호사의 신분으로 그를 잡으려 한다. 그리고 먼저 마이듬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검사를 그만두었던 민지숙(김여진 분)의 사무실에서 아직도 조갑수를 포기하지 않은 자신의 옛상사를 만난다. 이번에야 말로 조갑수를 잡을 수 있다.
마이듬이 변호사로서 처음 수임한 사건 자체는 사실 매우 평범하다. 변호사로서의 첫걸음으로 딱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전체 드라마의 구성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마이듬이 받으려 했던 수임료 4천만원, 그리고 그 4천만원은 조갑수를 잡을 증거를 찾기 위한 비용이었다. 그리고 마이듬이 그토록 만나려 했던 백상호(허성태 분)의 동생 백민호(김권 분)에게는 지금 변호사가 필요하다. 백민호의 무죄를 밝히면 그것은 거꾸로 조갑수의 처조가 윤태규의 유죄를 입증하게 된다. 백상호의 자살에 대한 의혹까지 파헤치게 되면 과거의 죄가 아닌 현재의 죄로 조갑수를 처벌할 수 있다.
뜻밖에 조갑수의 비서실장이 되어 있는 허윤경(김민서 분)이 조갑수의 비밀을 눈치채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수십년간 자신을 위해 충성을 바쳐온 백상호를 배신하고 살해한 조갑수에 대한 응징이 될지도 모르겠다. 백상호라면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기에 갈등할 일도 혹시라도 그로 인해 배신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백상호를 배신한 것은 조갑수가 먼저였었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마이듬이 검사까지 그만두고 변호사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그다지 확신을 못하겠다. 하긴 잘못은 의뢰인이 먼저 했다.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의뢰인으로서 자신의 변호인을 속이려 했었다. 그 순간 더이상 변호사로서 변호할 의무가 사라지는 것도 어쩌면 사실일 것이다. 다만 그런 변호사를 과연 의뢰인은 얼마나 신뢰할 것인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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