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조선과 상관없어 보이던 미국인 선교사 요셉마저 단지 조선에 호감을 가졌단 이유만으로 조선의 운명에 휘말리고 만다. 조선을 돕고자 한 선의가 조선을 망하게 하려는 이들이 원망과 분노를 부른다. 이미 미국인으로서 전혀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만 여겼지만 운명은 유진 초이를 역사의 격랑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미국인 선교사 요셉은 그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하필 고애신과 한창 시답잖은 농담들을 주고받으며 그저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던 즈음이었다. 고작 사소한 문제들로 군장구보를 하는 정도가 큰 일이던 무료하기까지 한 무료한 일상의 와중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한 때문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사랑라게 된 때문에. 그래서 비극은 대비되어 더 심화된다. 죽은 요셉의 복수를 해야 한다. 요셉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 바로 그 요셉을 죽인 배후가 조선을 망하게 하려 음모를 꾸미는 이완익이었다. 고애신이 그토록 지키려는 조선을 망하게 하려는 당사자가 유진에게 아버지와 같은 선교사 요셉을 죽인 원수이고 적이었다. 고애신은 아직 모르지만 고애신의 돌아간 아버지가 죽이려다 오히려 죽임을 당한 대상도 바로 이완익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이 신분과 국적을 넘어 이완익과 만난다. 이제 이완익은 고애신에게 유일한 가족이라 할 수 있는 할아버지 고사홍에게 위해를 가하려던 참이었다. 집안에서 입지가 불안하던 고애신을 지탱해주던 유일한 가족이 사라질 위기다. 이미 유진은 아버지와도 같던 요셉을 잃었다. 조선보다도 더 직접적이고 더 절실한 이유가 두 사람을 모두 이완익을 향해 모이도럭 만든다. 그리고 과연 그 길에서 만난 두 사람 앞에 놓이게 될 내일이란 어떤 빛깔일까?
김희성의 아버지는 그를 이완익과 이어주려 한다. 이완익은 김희성이 물려받을 만석꾼 재산에 눈독을 들인다. 이완익의 딸 히나 역시 그런 아버지의 속셈을 눈치챈다. 고애신의 할아버지 고사홍은 직접 김희성을 찾아가 자기가 죽은 뒤 고애신을 신변을 부탁한다. 고애신은 구동매의 마음을 알고 구동매는 간절한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조선의 운명 만큼이나 고애신을 둘러싸고 또다시 수많은 운명들이 가쁘게 달리기 시작한다. 어떤 식으로든 이완익과 김희성과 히나는, 그리고 구동매는 하나의 운명으로 엮이고 만다. 비극이든 희극이든. 어찌되었든 조선의 운명은 고애신의 희망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 갈 것이다.
사소한 이야기들이 지루하기조차 했다. 정작 밝은 낮에 만나서 아무일 없이 헤어지던 유진과 구동매 두 사람처람 아무일없이 이어지는 듯한 일상들이 어색하기까지 했었다. 사람을 그렇게 무료하게 내저려두지 않는다. 역사의 격변기에 개인이 할 수 잇는 선택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선택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불행한 역사는 모두에게 비극이다. 어쩌면 하지 않아도 되었을 운명을 모든 개인에게 강요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벌써 저마다 자기 길을 선택했다.
소금이 들어가 설탕의 단맛이 더 강하다. 고추의 메운 맛과 설탕의 단 맛이 서로를 더 강하게 대비하며 한 평으로 보완한다. 역시 주는 달디 단 설탕이다. 시대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사람들의 일상도 비극으로 내몰린다. 그런 상황에서도 한순간이나마 해맑게 미소지을 수 있었으면. 아무 근심걱정없이 마음껏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일 수 있었으면. 어차피 그들은 이 순간만 살아간다. 내일의 기약조차 없이. 너무나 가벼운 일상들이기에 무겁다. 마치 시대처럼.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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