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건강검진 받기 직전 돼지고기를 한꺼번에 주문하면서 지방제거를 체크하지 않았었다. 당연히 비계가 거의 절반이나 붙은 돼지고기가 배송되었다. 버릴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어떻게든 다 조리해서 먹기는 하는데 걱정이 들었다. 이거 건강에 괜찮을가? 지난번 건강검진 받고 결과에 충격받아 운동이며 식단조절을 시작한 터라 더 걱정이 컸다. 그런데 그런 때 건강검진이라니.
하필 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결과를 잘못 올린 바람에 오해가 커졌다. 역시 지방이 문제였다. 돼지지방 때문에 1년 동안 그 노력을 했음에도 여전히 수치가 이 모양인 것이다. 그런데 우편으로 배달 온 검사수치를 보니 완전 정상. 모든 수치가 기준치 이하. HDL만 살짝 기준치보다 낮았다. 무슨 뜻일까?
지방이 절반이나 붙어 배송 온 돼지고기를 보고서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이 밥 양을 줄이는 것이었다. 지방이 늘어난 대신 탄수화물을 줄이자.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지방섭취를 늘릴 수밖에 없다면 섭취열량 가운데서 탄수화물의 비율을 줄여 섭취한 지방이 모두 에너지로 쓰일 수 있도록 하자. 이른바 저탄고지라는 것이다. 아예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닌 전체 섭취열량 가운데서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을 조절해서 남는 열량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너무 많이 먹는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탄수화물의 섭취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여튼 짬짬이 먹는 간식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과자, 빵, 케잌, 핫도그, 튀김, 기타등등등등... 치킨도 튀김옷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만 가지고 거의 필요열량을 다 채우는데 여기에 지방까지 추가로 섭취한다. 그러니 남는 지방이 모두 살로 가고 혈관에 쌓이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지방도 필요하다. 몸에 나쁘다는 포화지방 역시 정작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콜레스테롤의 결핍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되기도 한단다. 당장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의 주성분이 되고 인체에 매우 중요한 비타민D 역시 콜레스테롤에서 합성된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
괜히 걱정했다. 너무나 당연한 상식인데 그러나 워낙 지방은 안좋다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니 괜한 걱정만 키웠다. 지방섭취가 늘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된다. 탄수화물 섭취가 늘면 지방섭취를 줄이면 된다. 돼지비계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다시 맛있는 지방이 어느 정도 붙은 돼지고기로 주문하게 된 이유다. 역시 먹는 건 맛있게 먹어야 한다. 사는 재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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