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운동에 대한 어떤 터무니없는 생각들...

까칠부 2019. 1. 29. 16:33

한 번 운동에 맛을 들리니 여기저기 아는 사람마다 운동하라 권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물론 대부분은 귀찮아서 안한다. 아니 그보다 너무 일이 많고 힘들어 운동할 시간을 내는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가끔 흥미로운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근육 생기면 옷빨 안 살아서 운동 안해요."


아마 많은 한국 여성들이 운동을 않으려는 이유일 것이다. 심지어 경찰이 되겠다 소방관이 되겠다 체력이 필요한 일을 하겠다는 여성들마저 정작 근력운동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라도 운동하다가 근육이 생기면 여성으로서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 마디로 돈이 너무 많아서 불행해질까봐 부자되기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 로또 맞아서 불행해진 사람들 때문에 로또에 맞아도 돈을 찾지 않겠다. 그렇게 쉽게 몸매가 망가질 정도로 근육이 생기면 도대체 왜 그 많은 사람들이 근육을 조금이라도 늘려보겠다고 부작용을 무릅쓰고 약물까지 하겠는가.


운동을 해보니 알겠다. 근육을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아니 설사 운동으로 근육량이 늘어나도 그것이 사람들 눈에 띌 정도까지 되기는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나만 해도 무릎보호대가 필요해서 새로 주문하는데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 주문했다가 터무니 없이 작아서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 그런데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야말로 새다리인 양 근육이라고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작년에 입던 옷이 작아서 상의를 새로 사야 하는데 그렇다고 가슴근육이 그렇게 눈에 띌 정도로 불거졌는가.무엇보다 가장 걱정하는 승모근은 근육 가운데 가장 나중에 자라는 근육이다. 약물을 했는가의 여부를 판단할 때 그래서 복근과 승모근을 먼저 보는 경우가 많다.


약물 안하고 10년 넘게 운동했는데도 그냥 운동 했구나 여기는 정도다. 물론 식이조절을 통해 체지방을 지금보다 더 빼면 전혀 다른 몸이 될 수도 있다. 나야 지금 체지방 아무리 빼봐야 그냥 멸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도 시작도 하기 전에 걱정부터 한다. 운동하면 어깨도 넓어지고 허리도 가늘어지고 자세도 곧아지는데 도대체 그놈의 옷빨이 뭐라고. 키도 크고 팔다리도 긴데 어깨는 좁고 배가 나와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다행히 그 사람이 이 블로그 글을 볼 일은 없으니까.


근육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자라는 것이 아니다. 근육이 자라도 그렇게 쉽게 눈에 띌 정도까지 자라지는 않는다. 옷빨 안 나오는 몸매라는 것도 거의 따져보면 운동만으로 만든 근육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심지어 경찰이 되겠다며 소방관이 되겠다며 그러나 근육은 몸매를 해친다. 뭔 헛소리들인지. 가만 보면 웃긴다.